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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8월 9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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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수도 아테네가 올림픽을 앞두고 축제분위기에 젖어있는 가운데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경제적으로는 막대한 재정적자 등 ‘차가운’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하고 있다.
▽당초 계획의 두 배로 뛴 올림픽 개최비용=최근 외신보도에 따르면 추산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그리스가 아테네 올림픽 개최를 위해 투입한 돈은 60억달러(약 6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AP통신은 최근 그 액수를 120억달러로 추산하기도 했다. 인구가 1000만명이고, 경제규모도 유럽에서는 작은 편인 그리스로선 큰 부담이다.
이 같은 비용은 당초 그리스 정부가 예상한 비용의 두 배에 이른다. 이처럼 올림픽 개최비용이 급증한 데에는 테러에 대비한 보안 관련 비용이 15억달러나 더 들어가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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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정부는 이 같은 비용증가에도 불구하고 그리스가 올림픽 개최를 통해 ‘새로운 그리스’로 거듭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바르셀로나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1992년 올림픽을 개최한 뒤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유럽의 관광 및 국제회의 중심지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개최하면 빚더미?=그리스 정부의 희망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우선 막대한 재정 부담이다.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아테네 전역과 주변지역이 말끔히 단장되고 교통망이 개선되는 등 올림픽 개최의 밝은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막대한 재정적자를 안게 됐다. 올림픽 때문에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4%를 넘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캐나다의 몬트리올은 1976년 올림픽을 개최하고 현재 화폐가치로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재정적자로 오랫동안 고통을 겪었다. 호주의 시드니도 2000년 올림픽이 끝난 뒤 체육관 중 상당수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으면서 매년 3200만달러의 국민세금을 추가로 투입하고 있다.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그나마 경제적으로 성공한 도시는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로스앤젤레스는 당시 2억25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 세계를 놀라게 했다.
포르투갈이 최근 개최한 ‘유로2004’ 대회도 경제적으론 썩 이익이 되는 장사는 아니었다는 것이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의 최근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최근 축구장을 새로 짓는데 7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그러나 ‘유로 2004’ 대회가 끝난 뒤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경기장당 평균 관중수 등 포르투갈의 ‘축구시장’을 고려하면 과잉투자라는 것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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