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또 다시 사상최고가 경신

  • 입력 2004년 8월 6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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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유코스 사태가 다시 악화하면서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 원유 선물가격이 또다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5일 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배럴당 1.58달러(3.7%) 오른 44.41달러에 거래를 마쳐 1983년 원유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래 종가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배럴당 44.50달러까지 치솟아 장중가 기준 5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국 런던의 국제석유거래소(IPEX)에서도 9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42달러(3.6%) 오른 41.12달러를 기록해 역시 1988년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국제유가는 지난 60일중 31일간, 특히 최근 17일간 연속해서 배럴당 40달러 선 위에서 원유가 거래됐다. 와코비아 증권의 에너지 담당 이코노미스트 제이슨 쉔커는 "조만간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며 "유가는 수년간 계속 상승세였고 그 추세가 역전될 기미는 거의 없으며 50달러선은 이젠 합리적인 기대수준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원유가격 50달러 시대가 되면 미국 경제 성장은 4%는 기대하기 어렵고 잠재성장률인 3.5%를 밑도는 3%대로 밀릴 것이며 실업률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인 웰스파고 은행 손성원 부행장이 진단했다.

그런가하면 일각에서는 현재 유가에 심리적 영향에 따른 거품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제거되면 연말엔 배럴당 35달러, 내년에 배럴당 25∼30달러로 안정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세계 원유의 40%를 공급하는 세계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이 증산계획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 국제유가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불안요인에 더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불안정성이 더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6월중 세계 원유공급은 수요에 비해 하루 200만배럴씩 많았다.

분석가들은 유가상승 이유로 △주요 유전에 대한 테러 위협 △러시아 유코스 사태 △OPEC의 3위 생산국인 베네주엘라의 정치적 불안 등을 들고 있다. 석유산업연구재단의 로렌스 골드스타인 회장은 "석유산업계의 펀더멘틀(기본여건)만 본다면 유가는 배럴당 30달러 중반 수준으로 보이지만 펀더멘틀 외에도 시장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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