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4위 정유사 유코스 "푸틴각하 살려주세요"

  • 입력 2004년 7월 13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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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위의 정유사인 러시아 재벌 유코스는 결국 ‘공중분해’될 것인가. 유코스의 소유주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전 회장(40)은 12일 법정판결을 앞두고 44%에 이르는 자신의 지분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세금추징을 이유로 회사 자산을 동결한 러시아 정부는 유코스에 대한 처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한때 150억달러(약 17조3000억원)의 재산을 소유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맞서 대권까지 넘보던 호도르코프스키 전 회장은 탈세와 사기혐의로 최대 10년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몰려 있다. ‘호도르코프스키의 꿈’은 이미 공중분해된 셈이다.

유코스는 지난해부터 세금포탈 혐의로 정부의 집중수사를 받아 왔고 현재 68억달러(약 7조8000억원)의 추징금이 선고돼 파산위기에 처했다.

추징금을 갚기 위해서는 회사 주식이나 자산을 팔아야 하지만 법원이 200억달러로 추산되는 유코스의 자산을 동결해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유코스는 3년간 시간을 주면 80억달러를 분납하겠다고 호소했지만 여기에도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외면했다.

일각에서는 푸틴 정부가 탈세를 구실로 유코스를 빼앗아 국영회사로 만들거나 친정부 사업가들에게 경영권을 나눠주기 위한 ‘음모’로 보고 있다. 야당에 정치자금을 댄 데 대한 철저한 보복인 셈이다.

한 투자은행은 보고서에서 “러시아 정부는 직간접적으로 유코스를 지배하려 하고 있다”면서 “지금 중요한 것은 정부가 소유권을 장악한 유코스의 미래”라고 분석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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