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시된 선거에서 그가 이끄는 집권 사회민주당이 잇달아 최악의 참패를 맛본 데다 경제마저 지지부진, 중산층이 등을 돌리고 있어 재집권이 불투명하게 된 것.
▽잇단 선거 패배=집권당인 사회민주당(SPD)은 최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와 옛 동독 지역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유례없는 참패를 당했다.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21.8%라는 ‘부끄러운’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특히 옛 동독지역에서의 사민당 퇴조는 심각할 정도다.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사민당은 제3당 신세로 곤두박질쳤다.
야당인 기독민주연합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44.9%의 득표율로 기세를 올렸다.
선거 결과는 슈뢰더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개혁정책인 ‘어젠다 2010’이 많은 국민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집권당 내에서조차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년 후 총선에서 사민당 참패가 분명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경제도 진퇴양난=슈뢰더 총리의 사민당이 독일 재통일이라는 역사적 위업을 달성한 기민당으로부터 정권을 쟁취한 것은 바로 실업문제 때문이었다.
기민당 정부의 실업률이 8%를 껑충 뛰어넘자 유권자들이 사민당에 다시 기회를 준 것. 이 ‘실업의 덫’이 이번엔 슈뢰더 총리의 목을 죄고 있다.
집권 초 430만명이었던 실업자 수는 올 3월 말 기준으로 454만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독일의 실업률은 10.5%로 유럽연합(EU) 국가 중 1, 2위를 차지할 정도. 특히 옛 동독지역은 실업률이 20%를 넘는다.
독일상공회의소는 올 하반기에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리려 하지 않아 경제가 침체의 늪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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