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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22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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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의 분노=ID를 ‘민지’라고 밝힌 네티즌은 “이라크인들은 우리나라에서 당장 떠나라. 지도에서 이라크를 파내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어느 누구도 욕하지 말자. 그곳에 공군 육군 다 보내자”, “이런 상황에서 파병 반대라는 말이 나오나…군대를 보내자”며 파병을 촉구하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은 그러나 “더 이상 김씨와 같은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파병을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을 펴기도 했으며, 이에 대해 독자적으로 전투병을 보내 이라크와 전쟁을 치르자는 의견이 제기되는 등 온라인 논란이 불붙기도 했다.
▽물거품 된 호소=네티즌들은 앞서 21일 오후부터 사이버 구명운동에 나섰다. 22일 오전까지 인터넷 포털 다음엔 500여개의 글이 올라왔으며 16개 구명카페가 만들어졌다. 김씨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싸이월드’의 커버스토리에도 2만5000여개의 글이 올라왔다.
또 김씨의 피랍사실을 첫 보도한 알 자지라 TV의 영문홈페이지(english.aljazeera.net)에도 하루 동안 400여개의 메시지가 폭주했다. 알 자지라측은 “영문 사이트의 ‘시청자 의견(your feedback)’ 코너를 통해 1시간 만에 70개의 메시지가 접수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알 자지라와 유사한 외국의 한 인터넷 홈페이지(www.aljazeera.com) 게시판에는 250여개의 글들이 올랐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영어로, 영어를 모르는 사람은 번역기를 동원하거나 아예 한글로 “김씨를 죽이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정작 이 사이트는 알 자지라 TV와 무관한 영국 출판사의 사이트여서 네티즌들을 허탈하게 했다.
이들은 “제발 부탁드립니다. 김씨를 우리에게 돌려주십시오. 선일씨 걱정으로 잠 못들 부모님을 생각해보셨습니까?”라며 김씨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김씨는 공부도 열심히 하는 착실한 사람입니다. 전쟁이나 파병에 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입니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끝내 살해했다면…”일부 네티즌 욕설-위협 글 올려▼
“괜히 선량한 한국 민간인의 목을 잘라 천추의 한을 남기지 말고 살려 보내라.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건드려서 편한 나라는 없었다.”
일부 네티즌들이 일부 인터넷 사이트(www.aljazeera.com) 게시판에 지나치게 감정을 자극하거나 김선일씨가 살해당할 ‘만약의 경우’를 언급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인들을 악마로 만들지 말아 달라. 한국이 당신들을 적으로 돌리지 않게 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그나마 ‘정중한’ 자세.
일부 과격 네티즌들은 김씨가 살해되면 테러범들을 때려잡으러 전투병 위주로 파병해야 한다며 보복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이라크 테러리스트들이 그 사람을 죽이면 이라크인들 1만명을 학살할 것”이라며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김씨 납치범들을 북한에 비유하거나 이들에게 상스러운 욕설을 퍼붓는 네티즌도 있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테러리스트는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언제 어디서고 똑같은 짓을 저지를 수 있는 악당이기 때문에 한 번 요구를 들어주면 더한 요구를 해온다”면서 이들과 절대 타협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이처럼 감정에 치우친 글들이 김씨의 석방 노력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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