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 보도 잘못됐다"

  • 입력 2004년 6월 16일 18시 03분


코멘트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1일자 커버스토리에서 한국 내 이념적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소개한 내용에 대해 기사에 인용된 초등학교 교사가 "뜻이 잘못 표현됐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타임은 '김정일은 왜 웃고 있을까?'라는 기사에서 "서울 송천초교 4학년 박근병 교사(37)가 사용한 교재에는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악한 용'의 방해로 결혼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강은 비무장지대(DMZ)이고, '악한 용'은 미국을 상징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박 교사는 16일 "시중에 나와 있는 동화책 '살꽃이야기'를 수업 중에 사용했다"며 "윗마을과 아랫마을에 각각 사는 처녀 총각이 만나지 못하는 이야기라 우리 분단 현실에 비춰볼 수 있는 내용이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사는 "방해꾼으로 등장하는 용에 대해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용을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했을 뿐"이라며 "'악한 용'이 미국이라고 단정짓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 교사는 "학생들이 일본 미국 소련 등 다양하게 답을 했다"며 "학생들에게 '커서 다시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선생님들이 중립적일 필요가 없다"고 자신이 말했다는 타임지의 인용 보도에 대해서도 "통일 문제는 '가치의 문제'라는 맥락에서 이야기하던 중 완전히 중립적인 사람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한 것이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16일자 국내 일간지 보도를 보고 이날 타임지 기자에게 확인한 결과 그쪽에서 '당신의 의도와 다르게 나간 것 같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박 교사는 9일 학교로 찾아온 타임지 기자의 취재에 응했으며 "기자가 한국인이어서 언어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