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가 식당종업원 환생?…달라이라마가 인정한 30代 옴바디코

  • 입력 2004년 6월 14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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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가 다시 태어나 음식점 종업원이 된다면….

믿기 어려운 가정이지만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14일 ‘파트 타이머로 일하는 성자(聖者)’라는 제목으로 미국 콜로라도주 이리에 사는 에르드네 옴바디코(32·사진)를 자세히 소개했다.

옴바디코씨는 정원사, 텔레마케터, 공장 근로자, 음식점 종업원, 세관원 등을 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본업은 러시아 서남부 칼미크 자치공화국의 최고 종교지도자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그를 ‘부처가 환생한 인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옴바디코는 1년에 6개월을 칼미크공화국에서 불교를 설파한다.

종업원이 부처가 된 까닭은 이렇다.

옴바디코씨는 칼미크공화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또래 아이들이 경찰관이나 소방관이 되고 싶어 할 때 그는 스님이 되는 게 꿈이었다. 일곱 살 되던 해 옴바디코씨는 불교를 배우러 인도로 갔다. 불교에 입문하면서 초자연적인 능력을 여러 번 보여줬고, 달라이 라마는 그를 불교 성인(聖人)인 ‘텔로 린포체’가 환생한 인물이라고 공표했다. 텔로 린포체는 생선뼈로 살아 있는 물고기를 만들어내는등 신비한 힘을 지닌 부처. 가장 최근 환생한 텔로 린포체는 1968년 타계한 몽골의 부총리로 알려져 있다.

1991년 옛 소련이 해체되면서 칼미크공화국의 불교가 박해를 받자 옴바디코씨는 19세의 나이로 이곳에 파견됐다. 인구의 50%에 이르는 16만여명의 불자를 이끄는 게 임무. 비록 칼미크공화국의 문화와 언어를 몰라 힘들었지만 옴바디코는 결국 불심 전파에 성공했다.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부처가 환생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도 없고요. 저는 저일 뿐이니까요.” 그는 자신의 존재를 떠벌리지 않는다. 하지만 주위에 그를 아는 사람들은 옴바디코를 살아있는 부처로 믿고 따른다. 최근 옴바디코는 후계자를 양성하기 위해 수십명의 칼미크공화국 불자들을 인도로 보냈다. 그들 중 한 명은 자신을 이어 칼미크공화국의 불교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살아있는 부처 옴바디코씨의 겸손한 자기 평가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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