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케리 후보 안보정책 4대 원칙 발표

  • 입력 2004년 5월 28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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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은 27일 동맹관계 재건을 포함한 외교 및 국가안보 정책의 4대 원칙을 밝혔다.

케리 후보는 이날 워싱턴주 시애틀에서의 연설을 시작으로 다음 주말까지 국가안보 문제를 집중 부각시키기로 했다.

그동안 국내문제에 치중해온 케리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앞서고 있지만 외교 및 국가안보 분야에서는 부시 대통령보다 낮은 지지를 받고 있다.

▽케리의 4대 원칙=케리 후보가 밝힌 외교 및 국가안보 정책의 4대 원칙은 △동맹관계 재건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군사력의 첨단화 △국가안보를 위한 외교, 정보, 경제력 및 미국의 가치의 적절한 이용 △중동 석유에 대한 과도한 의존 탈피 등이다.

케리 후보는 동맹국과의 협력을 증진하는 외교정책을 가장 중시하겠다면서 "동맹을 통해 미국이 더 안전해지고, 비용과 인명 손실을 줄일 수 있으며 미국은 테러 위협에 홀로 대응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과 행정부는 동맹과 존경을 구축해야 할 때 위협하고 괴롭혔다고 비판하고 "자신들의 말을 듣고 리드하는 미국, 두려움과 불신의 대상이 아니라 존경받는 국가를 갈망하고 있다"는 말로 동맹관계의 재건 방향을 시사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외교적인 시도를 충분히 하지 않고 무력에 의존함으로써 미국의 지도력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케리 후보는 "가장 중대한 안보 위협은 대량살상무기로 무장한 무법국가와 테러범들에게서 나온다"면서 자신의 전략은 이들의 대량살상무기 획득 저지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과 관련, "동아시아에서 북한이 진정한 핵 위협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이라크에서 과중한 부담을 안고 있는 병력을 교체하기 위해 미군을 한반도에서 빼내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 임기 첫날 미군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잘 지휘되고 첨단 장비를 갖춘 최강의 군대로 만들겠다고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동 석유에 대한 과도한 의존 때문에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더욱 독단적이라면서 이를 탈피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신기술과 대체 연료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진영의 반응=부시 선거팀은 케리 후보의 연설을 비판하는 공화당 의원과 관리들의 반응을 언론에 공개했다.

존 코닌 상원의원은 "케리의 말은 현실에 맞지 않다"면서 이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과 유엔 및 30여개 동맹국이 참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색스비 챔블리스 상원의원은 "미국민은 케리의 근거 없는 과장과 분노가 아니라 확고한 리더십을 원한다"고 비판했으며 에릭 캔터 하원의원은 "케리의 불합리한 저자세 외교는 결코 테러범들을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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