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전쟁 100주년… 희귀사진 ‘햇빛’

  • 입력 2004년 5월 17일 18시 43분


1904년 2월 9일 인천 제물포항에서 일본 해군의 공격으로 침몰하는 러시아 여객선 ‘순가리호’(위)와 맞은편 언덕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조선인들.-사진제공 최인진 한국사진사연구소장
1904년 2월 9일 인천 제물포항에서 일본 해군의 공격으로 침몰하는 러시아 여객선 ‘순가리호’(위)와 맞은편 언덕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조선인들.-사진제공 최인진 한국사진사연구소장
올해는 조선이 국권을 상실하는 실질적 계기가 된 러일전쟁 발발 100주년이 되는 해. 18일은 1904년 일본이 고종을 협박해 대한제국이 러시아와 맺은 모든 협약을 무효화해 일제강점으로 성큼 다가선 날이다.

이날을 맞아 근현대 기록사진 수집가인 정성길(鄭成吉)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과 최인진(崔仁辰) 한국사진사연구소장이 당시의 희귀 사진자료들을 공개했다.

최 소장은 일본이 중국 뤼순(旅順)항의 러시아 함대를 기습 공격한 하루 뒤인 1904년 2월 9일 제물포(인천)항 앞바다에서 러시아 군함 2척과 러시아국적 여객선을 침몰시키고 3000여명의 일본군 병력을 인천으로 상륙시키는 장면을 담은 사진들을 공개했다. 인천의 가와이(河合) 사진관 소속 사진기사가 찍은 이 사진들은 여객선 ‘순가리’호가 가라앉는 모습과 이를 지켜보는 조선인들, 상륙한 일본병사들의 진군행렬을 담고 있다.

정 관장은 경기 화성시에 건립추진 중인 유엔평화공원 내 영상기록박물관에 전시하기 위해 수집한 러일전쟁 사진들을 공개했다. 뤼순전투(1904년 8월 19일∼1905년 1월 1일)에서 일본군이 동원했던 280mm 구경 유탄포(일명 열차포)의 포격장면과 뤼순 주둔 러시아군이 일본군에 항복하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들이다. 미국의 사진회사인 H C 화이트사가 일본군의 출병 모습, 일본군에 붙잡힌 뒤 기모노를 입고 치료 받는 러시아군 포로 등을 촬영해 도자기에 현상한 기록사진도 눈길을 끈다.

러일전쟁 때 포로가 된 러시아 장교들이 1905년 일본 포로수용소에서 기모노 차림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세계 최강 차르의 장교가 적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사진제공 정성길 명예박물관장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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