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연금스캔들 ‘사퇴 도미노’…제1야당대표 辭意밝힐듯

  • 입력 2004년 5월 9일 18시 49분


일본 정·관계에 ‘연금 폭풍’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최장수 정부 대변인이었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이 국민연금 보험료 미납 책임을 지고 8일 사임한 데 이어 10일 제1야당 민주당의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가 역시 같은 문제로 사임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9일 일제히 보도했다.

간 대표는 10일 당 소속 중·참의원 의원 합동간담회를 열고 사퇴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 대표로는 당내 서열 2위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대행이 유력시된다.

간 대표의 사임은 연금체납 문제가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악재로 작용해 자칫 당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간 대표를 옹호해온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대표가 8일 간 대표에게 “거취를 신속히 결단해 줄 것으로 믿는다”며 사퇴를 촉구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과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정조회장 등 민주당 3역도 8일 간 대표에게 “당내 분위기는 사퇴가 대세”라고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그간 “행정기관의 실수”라고 변명해온 간 대표도 사태가 커지자 조기 사퇴로 혼란을 수습할 수밖에 없다는 데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대표로 유력한 오자와 대표대행은 자민당을 탈당해 자유당을 이끌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 직전 민주당에 합류했다. 당내 보수우파의 대표적 인물로 당내에 거부세력이 많지만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다른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민주당은 대표 교체 후 연금보험료를 미납한 현직 각료 6명의 사퇴를 주장하며 ‘연금폭풍’의 방향을 다시 여권으로 돌리기 위해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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