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한반도 위기, 미국의 도발이 문제다"

  • 입력 2004년 4월 15일 14시 59분


한반도 위기가 북한의 공격보다 미국의 도발에 의해 촉발될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한국인이 늘고 있고 이런 추세가 이번 총선으로 반전될 가능성도 별로 없다고 AP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가장 우려하는 주요 정당이 국회에서 세를 늘려 총선 이후 한미 동맹관계가 더 다루기 힘든 예민한 현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랜드 연구소는 최근 한미동맹과 이를 바라보는 시각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한국인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미국의 대북 강경정책이 초래하는 위협이 북한에 의한 위협보다 더 크다는 믿음이 늘어나면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인들은 3만7000명의 주한미군에 대해 매우 상반된 감정을 갖고 있다"면서 "한편으로는 주한미군이 그들의 국방을 위해 긴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주한미군이 남북통일의 걸림돌이 될 수 있고 다른 목표에도 역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헨리 소콜스키 비확산 교육 센터 소장은 "미국이 한반도의 전쟁과 불안정의 근원이라는 북한의 선전을 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읽고 믿을 결과"라며 북한의 선전이 한국의 여론에 영향을 미쳐왔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 존스 홉킨스대 교수는 "한미 군사동맹은 2년 전 남북정상회담 이후 예전 같지 않아졌다"면서 "한국 정부는 지금 미국을 제지하면서 북한과 타협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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