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의 敵은 ‘루머’…“이라크 美軍사상자 시체 버려”

  • 입력 2004년 3월 24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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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바그다드는 ‘루머의 천국’이다.

미군이 민심 파악을 위해 루머 수집팀을 운용하고 있을 정도다. 미국인 정보분석가 6명과 아랍계 미국인 통역 2명, 의사, 교수 출신 등 이라크인 11명으로 구성된 루머 수집팀은 매일 현지 신문과 위성TV를 꼼꼼히 챙겨보고 바그다드 거리에 나도는 루머를 수집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3일 소개했다.

이들은 매주 한 차례 ‘바그다드 모스키토’라는 정보지를 작성해 e메일로 군 수뇌부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보고하고 군의 비밀 웹사이트에도 게시한다.

미군은 ‘루머야말로 여간해선 죽지 않는 적군’이라며 작년 가을 이 팀을 창설했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폭압정치와 전쟁, 외국군 주둔 상황이 이어지다보니 이라크인들은 이웃끼리 주고받는 귀엣말 외에는 아무것도 믿지 않으려 한다. 때문에 이들 사이에 떠도는 루머를 알아야 민심을 읽을 수 있다는 것.

이들이 수집한 루머 중에는 ‘후세인 전 대통령이 택시를 타고 도망 다닌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실제로 작년 12월 후세인 전 대통령이 체포됐을 때 주변엔 택시 1대가 주차돼 있었다.

‘이라크 주둔 미군 사상자가 너무 많아지자 지휘관들이 시체를 이라크 강에 버린다더라’는 루머도 계속되고 있다. 이 루머는 한동안 인터넷에서도 떠돌았던 내용이라고 미군측은 밝히고 있다.

최근 수집된 루머 중에는 ‘이라크의 전 집권당인 바트당이 런던에 비밀 망명본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6월 말 이전에 대규모 테러를 계획 중’이라는 식의 확인되지 않는 내용도 있고 ‘이라크인 대부분이 내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등 민심 동향을 짚어주는 내용도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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