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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20일 0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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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다음달 15일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간 준(準)정상외교 무대에 선다.
체니 부통령은 한국 중국 일본 3국 정상과 만나는 순방외교에 나서지만, 서울에선 권한이 정지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대신 고 대행을 만난다.
고 대행은 지난해 10월 멕시코 정부혁신 세계포럼에 참석한 뒤 미 워싱턴에서 체니 부통령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당시 예기치 않게 불거진 노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 때문에 외유 일정을 단축해 만남이 무산됐었다.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고 대행은 국무총리 2차례, 서울시장 2차례, 교통 농수산 내무부 장관을 지냈지만 외교무대에 나설 기회는 많지 않았다. 참여정부에 들어서도 외교안보 문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총지휘했다.
국무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지난 1년은 새만금 사업, 전북 부안 핵폐기물 시설 건립,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등 사회갈등 및 화물연대 등 각종 파업 문제로 인해 총리로서의 고 대행의 리더십은 사회 안정에 집중됐었다”고 말했다.
고 대행과 체니 부통령은 다음달 준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 이라크 파병 문제를 비롯한 양국간 관심사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특정 현안에 대해 고 대행이 실질적 재량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노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통과 직후 정부는 이미 “참여정부의 외교정책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 대행의 조심스러운 업무스타일을 고려할 때 이번 회담에서 ‘고건 외교’로 부를 만한 외교적 행보가 눈에 띄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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