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이슬람 문화 소개

  • 입력 2004년 2월 17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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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대부분 국가의 국민들은 이슬람 문화에 대해 올바른 이해가 부족하다. 강력한 정치 경제 그리고 군사력을 갖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문화에 익숙해 있거나 그들의 편향된 시각에 길들여져 기독교 문화가 아닌 다른 문화는 백안시되었기 때문이다. 일부다처제로 대변되는 '미개한 문화'라든가 '테러리스트' 또는 '전쟁' 등의 이미지는 지극히 부정적인 단면이거나 왜곡된 현상이다.

그들 역시 절제된 생활과 도덕률을 바탕으로 인간으로서 참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슬람 국가 어디를 가든 그들은 열악한 생활환경 속에서도 자기보다 불행한 이웃에 양식과 잠자리를 내주는 착하고 따듯한 인간미를 보여주고 있음을 여행객들은 체험한다. 그러나 그들의 역사와 종교에서 유래한 독특한 문화로 인해서 종종 오해를 받고 있음은 불행한 현실이다.

이슬람교도는 신·구 기독교보다도 많은 13억으로 추산되고 있다. 유엔에 가입한 이슬람 국가 수만 55개국에 이른다. 인구와 지역에서 단연 세계 최대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은 참혹하고 두려운 테러리스트가 되어야 하며 그들의 종교는 전근대적인 미개 종교로 인식되고 있는가. 편견과 왜곡이 우리의 이해를 가로 막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일부 남아 있는 그들의 특이한 삶의 양식 때문이기도 하다.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인가

한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는 가정인데 보통 사람이 이슬람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일부다처제'이다. 그리고 이 제도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미개한 제도'로 여성을 남성의 소유로 간주하고 여성을 속박, 억압하는 완고한 사회적 틀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 사회는 이 제도가 여성을 가장 잘 존중하고 보호해 줄 수 있는 제도라고 주장한다.

이슬람이 등장하기 전 아랍 세계의 여성 지위는 단지 재산의 일부로 취급되어 산채로 매장되거나 죽이기까지 했다. 이것은 아랍·이슬람 세계뿐만 아니라 그 당시 사회의 일반적인 관습이었다. 그러나 이슬람 사회에서는 코란의 계시에 따라 이슬람교가 성립되면서 이런 인식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일부다처제의 발생 원인은 여자의 수가 남자의 수를 능가하거나 한 명 이상의 여성과 결혼하고 싶어 하는 남성의 욕구, 그리고 많은 자손을 갖고자 하는 욕망 등이다. 이슬람 사회 초기, 전투에서 많은 남성들이 사망하자 과부들과 그 자손들이 생겨나 사회적 고통거리가 되었다. 그들을 구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도는 한 남자가 여러 아내를 맞아들이는 것이었다.

이처럼 일부다처제는 초기 이슬람 공동체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 출현한 제도이지만 그 제도를 확립하고 유지하는 데는 종교적 신앙에 가까운 단서가 붙어있다. 남편은 아내들에게 편애 없이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공평성이 지켜지지 않을 때 이 제도는 성립이 될 수 없으며 설혹 결혼했어도 아내의 합법적인 이혼 조건이 된다.

일부다처제를 지탱케 하는 이러한 공평성의 주요 내용으로는 아내들의 공동거주, 공동부양, 공평상속 등이 있다. 일부다처제는 애초부터 일정한 조건하에서만 허용되고 유지될 수 있는 혼인제도였다. 현재 이 제도를 인정하는 국가에서도 현실적으로 여러 명의 부인을 두는 경우는 지역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많지 않다.

▽이슬람 여성들은 왜 '히잡'(베일)을 착용하는가.

이슬람의 성전인 코란에는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보호관과 현대 이슬람 국가의 전통적 페미니즘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슬람은 종교적 의무와 수행에서 남녀의 평등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혼인 이혼 상속권 및 재산권 문제에서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은 기능과 업무에서 남성과 여성의 유별을 강조하고 있다. 즉 남성에게는 경제적 부양의무, 여성에게는 자녀 교육과 가정을 보존하는 의무가 주어져 있다. 이에 따라 남성과 여성의 권리는 동등하나 각각의 역할과 일의 영역은 다르다는 것이다. 또 여성은 보호해야 할 존재로 히잡은 여성의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상징적 표시라는 것이다.

히잡은 또 여성의 순결성과 관련 있다. 18세기 무렵부터 히잡은 경제와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표시였으며 순결성과 처녀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당시에 성공한 중류층은 지배인인 상류층과 크게 다른지 않아 모두 첩을 두었다. 중류층 여성들도 상류층과 마찬가지로 히잡을 썼다. 하류층에서는 결혼하거나 구애하는데 처녀성이 그다지 중요치 않았으나 중류층의 여성과 결혼하는 데는 중요 사항이었다. 히잡 착용은 여성의 순결보전에 대한 남성의 우려에서 비롯된 관습이었으며 또한 그것은 가문의 명예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즉 히잡은 여성보호 측면과 순결의 명예라는 종교적 측면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슬람은 왜 돼지고기를 금지 하는가

많은 전문가들이 그 이유를 여러 가지로 해석하고 있지만 이슬람 신학자들은 한결같이 하나님께서 코란을 통해 그렇게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코란에서는 돼지고기뿐 만 아니라 먹을 수 없는 음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슬람교는 매우 까다로운 종교로 오해되고 있으나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코란은 코란에 언급된 일부 음식을 제외하고는 무엇이든 먹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민족이든 음식은 가리기 마련이어서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슬람은 오히려 관대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코란은 "믿는 자들이여, 하나님께서 너희들에게 부여한 음식 중 좋은 것을 먹되 하나님께 감사하라. 죽은 고기와 피와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 그러나 고의가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먹을 경우는 죄악이 아니니라."라고 말하고 있다. 코란은 또 먹을 수 없는 육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목 졸라 죽인 것. 때려잡은 것, 우상에 제물로 받쳤던 것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면 왜 다른 동물과는 달리 돼지고기에 관해서만 특별히 거명하며 금지시켰는가. 이에 대해 어떤 학자들은 돼지고기의 여러 선충들이 인간의 몸에 해롭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다른 학자들은 돼지의 습성이 나쁘다든가 , 돼지고기가 사막기후에 부패하기 쉽기 때문이라는 등의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통 신학자들은 단지 코란에서 하나님께서 금했기 때문이라며 그 참된 이유는 하나님께서만 알고 계시다고 답한다.

▽할례는 왜 하는가.

남자의 성기 끝 살가죽을 조금 베어내는 종교의식인 할례는 생후 8일째 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생후 40일째 또는 생후 5~7세 때 할례를 행하기도 한다. 상류층 자제가 할례를 행할 때는 가진 자의 비용으로 가난한 자나 고아의 할례를 동시에 행하는 미덕이 있다. 성대한 잔치와 할례 복장에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할례일이 공고되면 대상자들은 터번과 새 옷으로 단장하고 악사들과 함께 동네 주위를 말이나 낙타를 타고 배회한다. 자신들이 진정한 사회구성원으로 입문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다. 대상자는 많은 친지들이 지켜보고 축송을 하는 가운데 마취 없이 간단한 수술을 받게 되는데 이는 남자로서의 강건함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여아의 할례는 이슬람 학파들의 견해와 지역 특성에 따라 그 적용되는 범위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수단과 이집트에서는 아직도 여아 할례가 매우 보편적인데 반해 사우디아라비아, 북아프리카, 터키, 이란, 파키스탄 등지에서는 거의 사라져 버렸다. 할례의 방식도 수단에서는 소 순음과 클리토리스의 돌출 부분을 제가하는데 비해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그 일부( 1mm~3mm)를 예리한 칼로 제거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여아의 할례는 이슬람 이전 시대의 비종교적 의미로 배척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일부 아랍인들은 관습적으로 이를 행하고 있다. 여성 할례는 성적 충동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행해진다는 것이다.

▽이슬람 사회는 왜 정치와 종교의 구분이 없는가.

이슬람은 인간이 신에게 완전히 복종하고 현세와 내세에서 신이 가르치고 인도해 준 생활양식을 그대로 따르는 종교이다. 이슬람은 단순히 신앙체계만을 일컫는 종교용어가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인간 활동 전체를 포함하는 생활 그 자체이다. 따라서 이슬람은 종교와 세속 모두를 포함하는 신앙과 실천 체계를 의미한다.

기독교나 불교 등 대다수의 종교가 세속적 삶보다 내세를 강조하고 인간 생활의 육체적인 면보다 정신적인 면을 중시하고 있는데 반해, 이슬람은 현세의 삶과 구체적인 삶의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슬람이 종교와 정치(세속)를 모두 포함한다는 인식은 중동인들의 역사와 생활, 의식구조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이다.

지구상의 대부분 국가들은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여 국가를 구성하고 있으며 정치에서 종교를 배제시킨다. 그러나 중동의 무슬림들은 종교를 바탕으로 정치 공동체를 설립했으며 그

공동체는 처음부터 교회이자 국가였다. 따라서 무슬림들에게 정치와 종교의 일치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늘 날에도 무슬림들은 이슬람이 종치 사회 문화 군사 등 모든 영역을 다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이슬람이 기독교나 다른 종교와 두드러진 차이점은 바로 정교일치 이론이다. 현대 이슬람에서 원리주의자들이 자신의 국가에 대해 요구하고 있는 중요 주장들 중에는 이슬람 국가의 수립이 있다. 정치와 종교가 일치하는 원래 이슬람 공동체의 수립을 의미하는 것이다.

▽수니파와 시아파는 왜 싸우는가.

◇수니파

*이슬람 세력의 주도 세력으로 전 세계 이슬람 신자의 약 90%를 차지한다.

*이라크 에서는 대부분 바그다드 주위의 중부지역에 거주한다.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 사후 후계자로 추대된 4대 정통 칼리프를 모두 인정한다. 이는 제1 경전인 코란과 제2 경전인 하디스(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록)의 가르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신들을 수니(Sunni), 즉 수나(예언자의 관행을 따르는 사람들)라고 호칭한다.

◇시아파

*전 세계 이슬람 신자의 약 10%를 차지하는 소수 세력으로 이라크 남부 및 이란에 분 포한다.

*제4대 칼리프인 '알리'만이 정통 칼리프라고 주장하며, 그 이전 후계자 3명의 정통성을 부인한다.

*예언자 무함마드가 '알리'를 후계자로 지명했다는 사실과 후계자는 예언자의 직계가족 에서 나와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알리'가 예언자 무함마드의 사촌인 동시에 사위였기 때문에 유일한 후계자의 자격을 갖추었고, 알리 이후의 후계자 역시 그 후손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시아 알리'(Shiah Ali) 즉 '알라의 추종자'라고 일컬어지며 후일 '시아'(Shiah)' 라고 불리게 됐다.

*시아파는 12 이맘 파, 자이드파, 이스마일파 등으로 계속 분파되었으며 12 이맘파가 시아파의 85%를 차지한다.

#이라크에서는 수니파와 시아파 간에 후계자 지명문제를 둘러싸고 의견이 대립되면서 반목이 심해 역사적으로 몇 차례 전쟁을 벌였으며 결국 수니파가 승리해 정권을 잡아왔다.

연국희기자 ykook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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