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공포의 연말연시’…키르쿠크 종족충돌-바그다드 테러 잇달아

  • 입력 2004년 1월 2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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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이라크에서는 유혈 사고가 잇따랐다.

한국군 추가 파병 예정지인 북부 키르쿠크에서 1일 아랍계 무장 주민들이 쿠르드인들에게 총격을 가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쿠르디스탄애국동맹당(PUK)은 “무장한 아랍계 주민들이 도시를 배회하면서 쿠르드족 사냥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해 전날인 지난해 12월 31일에는 쿠르드계 주민들이 아랍계와 터키계 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해 2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하는 등 지역내 인종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키르쿠크에서는 쿠르드 자치지역 편입을 요구하는 쿠르드계와 이에 반발하는 아랍계, 터키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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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그다드 한국인 아슬아슬 참사모면

2일 바그다드 서부 팔루자에서는 미국 육군 소속 헬기 1대가 추락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자세한 사고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12월 31일 바그다드 시내에서는 저항세력의 폭탄공격이 잇따라 발생해 9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반경 바그다드 중심가의 옛 미국대사관 부근 음식점 앞에 세워져 있던 차량이 갑자기 폭발했다. 미국 LA타임스 소속 기자 3명도 이 폭발로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후 바그다드 시내 또 다른 식당 부근에서 폭탄이 터져 부근을 지나던 미군 3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라크 소년 1명이 숨지고 시민 2명이 다쳤다.

AP통신은 “이라크 저항세력이 ‘소프트 타깃(공격하기 쉬운 대상)’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라크 경찰총수인 아메드 카드헴 중장은 “저항세력이 연합군 시설이나 경찰서를 공격하기가 어려워지자 민간인과 민간시설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이라크 점령을 종식시키기 위해 바그다드에 30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미 대사관을 개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개설은 이라크 전후 처리업무가 국방부에서 국무부로 이관되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키르쿠크·바그다드=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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