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바다밑 영토넓히기 본격화…대륙붕 탐사 전담회사 설립

  • 입력 2003년 11월 25일 18시 59분


일본이 서태평양의 광대한 해저를 자국 영토로 편입시키기 위해 관민(官民) 합동으로 본격적인 해저 탐사에 나선다.

일본토목공업협회와 석유광업연맹 등 해양개발 분야의 10개 단체는 대륙붕 지질탐사를 전담하는 회사를 설립해 내년 4월부터 서태평양 해저에 대한 본격 조사에 착수한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 일대 대륙붕이 ‘일본 소유’라는 점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태평양에 묻혀 있는 천연자원 채굴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바다 밑 영토 넓히기 사업’을 국가 프로젝트로 정한 일본 정부는 탐사 작업의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판단, 업계가 공동으로 전담회사를 설립할 경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 정부는 4년간 1400억엔(약 1조4000억원)을 이 사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1994년 발효된 유엔 해양법조약에 따르면 바다 속 지형과 지질의 특성이 인접국의 영토와 비슷하고, 육지와 해저가 연결돼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 최대 350해리까지 대륙붕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현재는 연안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인 200해리까지만 대륙붕으로 인정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업계는 서태평양상의 일본 소유 외딴 섬인 미나미토리(南鳥) 섬과 오키노토리(沖ノ鳥) 섬 부근 등 9개 해역에서 집중적으로 대륙붕 조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대륙붕 신청기한인 2009년까지 이 섬들과 해저 대륙붕이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일본은 열도 면적의 1.7배인 65만km²의 대륙붕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서태평양의 해저에는 천연가스가 고체 상태로 뭉쳐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비롯해 망간, 코발트, 금 등 광물자원이 상당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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