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마우스, 4년만에 기지개…3분기 4억1500만달러 순익

  • 입력 2003년 11월 23일 17시 50분


올해 탄생 75주년이 된 미키마우스가 4년여 만에 활짝 웃었다.

미키마우스 캐릭터로 유명한 미국 2위의 미디어그룹 월트디즈니사는 올 3·4분기(7∼9월)에 4억1500만달러의 순익을 올렸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익이 2배 이상 증가한 것. 매출도 지난해 동기 대비 5.3% 늘어났다.

1990년대 말부터 올해 초까지 영화, 방송, 테마파크, 캐릭터 등 모든 사업부문에서 총체적인 부진을 겪으며 인수설까지 나돌았던 디즈니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무엇보다 미국 경기회복에 힘입은 바 크다.

관객증가로 영화사업 매출은 지난해보다 10% 늘어났으며, 광고시장 호조로 ABC, ESPN등 방송부문 매출도 8% 증가했다.

올 상반기 이라크전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실적이 극히 부진했던 테마파크 입장객 수도 서서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디즈니는 고전하고 있지만 도쿄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상하이, 서울 등 다른 아시아권 국가들에는 디즈니랜드가 속속 들어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 올 3월 주당 14.84달러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이달 20일 22.68달러까지 올랐다. 월가에서는 내년 디즈니 주가가 30달러선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적 호전에 고무된 디즈니는 최근 대대적인 사업재편 계획에 착수했다.

재편계획은 그동안 실적이 가장 부진한 캐릭터 사업에 집중돼 있는 것이 특징. 세계적인 만화 캐릭터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디즈니는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에서 얻는 순익이 1997년 9억달러에서 지난해 3억9400만달러로 떨어졌다.

우선 디즈니는 라이센스 계약업체를 3000여개에서 1000여개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또한 켈로그, 질레트 등과 손잡고 캐릭터 공동개발에도 나서기로 했다. 예전에는 기존 캐릭터의 사용권을 제조업체에 판매만 했지만 이제부터는 생산업체들과 공동으로 캐릭터 디자인과 제조에도 나서겠다는 것.

판매 실적이 시원찮은 라이선스 계약업체들과는 관계를 끊을 방침이다. 인어공주 인형의 판매가 부진한 마텔사는 디즈니사로부터 재계약이 어렵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과거에 “성장하지 않으면 곧 죽음 뿐이다”고 말해 왔던 마이클 아이즈너 디즈니 회장은 이제 자신 있는 목소리로 “회사의 모멘텀이 살아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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