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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17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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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내수경기가 꽁꽁 얼어붙어 있고, 카드채를 둘러싼 금융불안이 사라지지 않는 등 경기불안 요인도 여전히 남아 있다. 또 대선자금 수사 등 경제 외적인 암초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세계 경기 호조에 힘입어 수출은 순풍=올 10월 수출(통관기준)은 190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2%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였던 9월의 171억6000만달러를 한 달 만에 다시 경신한 것.
최근의 수출호조는 미국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반도체, 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수출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출에 힘입어 산업 생산도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9월 생산은 지난해 9월에 비해 6.6% 증가했다. 7월 0.7%, 8월 1.5%에 비하면 상당히 좋아진 수치다.
현재 경기 상태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의 전월비교 지수도 올해 들어 7월까지는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다가 8월에 0.1포인트로 플러스로 반전한 뒤 9월에도 0.3포인트로 좀더 높아졌다.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달 들어 각종 강연모임에 참석해 “경기하강 국면은 3·4분기(7∼9월)를 바닥으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수출과 건설투자의 호조에 힘입어 3·4분기(10∼12월)에는 회복 기미가 확산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불안요인도 곳곳에=수출주도형 경기회복이 내수로 이어지고 일반 국민이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끼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통계청이 조사한 10월의 ‘소비자 평가지수’가 62.7로 여전히 100미만이다. 100미만이면 6개월 이전보다 경기가 좋지 않고 생활형편도 좋지 않다는 의미다. 경기회복의 관건인 설비투자도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40만명을 돌파한 신용불량자 문제가 남아 있고 금융권에서는 카드채 불안이 확산되고 있어 내수 경기는 쉽게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에서 불거진 대선자금 수사의 불똥이 주요 대기업들로까지 튀면서 내년 투자계획을 세우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洪淳英) 전무는 “세계 경기 회복에 힘입어 IT부문을 중심으로 한 수출 경기는 상당히 좋은 편”이라며 “하지만 이것이 국내 경기회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안팎에 해결돼야 할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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