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산불 멕시코 국경까지 번져…서울 면적의 4배 잿더미로

  • 입력 2003년 10월 29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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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남부를 휩쓸고 있는 불길이 멕시코 국경을 넘어 번지면서 지금까지 최소 18명이 숨졌으며 서울 면적의 약 4배에 이르는 60만에이커(약 7억3452만평)가 잿더미로 변했다.

AFP통신 등 외신은 산불이 캘리포니아 남부 14곳에서 발화했으며 이중 규모가 큰 9개 산불이 샌디에이고, 로스앤젤레스 교외 샌퍼낸도 밸리,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빅베어 산림타운 등 3곳에 집중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동쪽 113km 지점인 샌퍼낸도 밸리의 주택 밀집지역까지 산불이 접근해 소방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8일 오후 3시(현지시간) 현재까지 2000여가구와 시설물이 불에 탔으며 수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발화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캘리포니아 임업당국은 샌버나디노 카운티에서 발생한 산불이 방화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해 20대 방화 용의자 2명의 행방을 찾고 있다고 폭스뉴스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지난 주말 샌버나디노 발화지점에서 밴을 타고 가던 20대 청년 2명이 숲에 불붙은 물질을 던지는 장면이 목격됐다”며 “임업당국은 용의자 중 1명의 몽타주를 배포하고 5만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그레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산불 발생 이후 다섯 번째로 리버사이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주 역사상 최악의 이번 화재로 피해 규모가 며칠 안에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환투표에서 승리해 10여일 뒤 주지사에 취임할 아널드 슈워제네거 당선자는 워싱턴으로 날아가 연방정부 및 의회의 지원을 촉구했다.

로스앤젤레스 동쪽 모하브사막에서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은 곳곳에서 불길이 합쳐지면서 증폭돼 로스앤젤레스 북서부 근교에서 멕시코 국경 남부 90km 엔세나다까지 거대한 띠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산불 발생 후 처음으로 28일부터 바람이 잦아들고 습도가 올라 주말이 진화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진화작업에는 6개 주에서 차출된 소방관 1만1000여명과 81대의 비행기와 헬기가 투입됐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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