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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0월 8일 2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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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교수가 개발한 ‘그레인저-엥글 모형’과 ‘그레인저-엥글 인과관계 분석 모형’은 이미 정형화된 통계 기법으로 정착돼 경제 분석에 있어서는 필수적인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거시경제의 주요 변수인 국내총생산(GDP), 물가, 금리, 환율 등의 변화 과정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금융시장의 불규칙한 변동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과 전망을 분석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인과관계 분석 모형은 특정한 경제학적 현상이 발생했을 때 선후(先後) 관계를 시계열로 밝히는 수단이다.
예컨대 금리 상승이 주가의 변동성에 미치는 경로를 통계학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이자율의 움직임이 주가에 후행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주가가 이자율 변동을 통제하고 있는지를 인과관계 분석 모형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토르손 페르손 노벨경제학상 위원장은 “두 교수의 연구가 통계학적 방법을 완전히 경제학 시계열에 접목시켰다”고 평가했다.
엥글 교수는 1969년 미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를 거쳐 뉴욕대 교수로 옮겨왔다.
그레인저 교수는 59년 노팅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으로 건너가 줄곧 연구와 강의를 해왔다.
지금까지 노벨 경제학상은 주로 경제학적 이론을 개발했거나 빈곤과 기아 해결 등에 학문적 업적을 남긴 학자들에게 수여됐지만 이번 공동수상자 두 명은 경제학적 방법론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해에는 인지심리학을 경제학에 접목한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실험경제학 분야를 개척한 버넌 스미스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가 공동수상했다.
노벨 경제학상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의하지 않은 유일한 상이다. 경제학상은 스웨덴 중앙은행이 1968년 독자적으로 제정했으나 지금은 다른 노벨상들과 함께 운영된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세포막 구조 밝혀 질병원인 규명
2003년 노벨화학상은 세포를 둘러싼 세포막에 박혀 있는 채널의 구조와 기능을 밝힌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채널이란 도넛처럼 가운데가 뚫린 단백질이다. 세포막에는 여러 종류의 채널이 있는데 이곳을 통해 각종 물질이 들어오거나 나가면서 세포의 생리 활성을 조절한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피터 아그레 교수는 1988년 처음으로 물 채널의 존재를 확인했다. 세포는 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지질막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배추를 절일 때 보듯이 세포 속의 물은 쉽게 외부로 나온다. 19세기부터 많은 과학자들이 이 채널을 찾으려 노력해 왔다.
아그레 교수팀은 이 채널 단백질을 ‘물구멍’이란 뜻의 ‘아쿠아포린’으로 명명했다. 2000년 아쿠아포린의 3차원 구조와 이 채널이 어떻게 물만 통과시키는지를 원자 수준에서 알아냈다.
록펠러대 로드릭 매키넌 교수는 1998년 처음으로 이온 채널의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밝혀냈다. 세포들은 서로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로 이온 채널을 이용한다. 이때 나트륨과 칼륨 같은 이온이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채널의 기능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으나 정확히 어떤 경로를 통해 이온이 이동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두 사람의 발견은 의학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신장에서 물을 회수하는 데는 물 채널이, 근육을 움직이거나 신경신호를 전달하는 데는 이온 채널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이지오 교수는 “많은 질병이 물 채널이나 이온 채널의 기능 이상의 결과로 발생한다”며 “이들의 연구 결과는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는 데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기 동아사이언스기자 suk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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