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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25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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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육체적인 몸 상태와 달리 기억력은 갈수록 무뎌지고 있다. 이름을 까먹거나 생각의 실마리를 놓치기 일쑤다. 값비싼 선글라스도 7개나 잃어버렸다. 그는 “삶의 일부가 지워지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는 최근 미 코텍스사가 개발한 건망증 치료제(CX516) 임상실험에 자진 참여했다. 약을 먹고 2주일이 지나자 변화가 생겼다. 전에는 20개 단어를 본 뒤 5개도 떠올리지 못했으나 약을 복용한 뒤 14개까지 기억해냈다. 실험 뒤 그는 “합법이든 불법이든 약을 다시 먹어야겠다”고 말했다.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는 전세계 60개 제약 및 생명공학 업체들이 연간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기억력 회춘(回春)’ 알약을 개발 중이라고 25일 보도했다. 40개 업체는 이미 임상실험에 들어가 2, 3년 내 신약을 판매할 것이라고 이 잡지는 전했다.
기억력 증진 약품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10년 뒤면 ‘베이비 붐’ 세대 7700만명이 50세가 넘고 이중 1900여만명(25%)이 기억력 감퇴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2050년엔 65세 이상이 7000만명에 이르고 이중 1320만명이 알츠하이머병(치매)에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따라서 기억력 증진 신약은 연간 17억달러를 벌어들이는 비아그라의 수익을 쉽게 능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메르츠사의 ‘메만틴’은 지난해 유럽에서 신약 승인을 받고 현재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약은 뇌세포간 소통을 원활하게 해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사고능력을 향상시킨다.
비아그라를 만드는 미국 화이자사는 현재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판매중인 ‘아리셉트’의 건망증 치료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임상실험에 들어갔다. 하지만 멀미나 식욕 부진 등 부작용이 있는 게 단점.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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