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뉴욕시장 '으쓱' vs 부시 대통령 '머쓱'

  • 입력 2003년 8월 18일 18시 55분


북미지역 대형 정전사태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정전사태의 덕을 본 쪽은 블룸버그 시장. 그는 취임 후 무리하게 금연법을 밀어붙인 후유증이 남은 데다 재정적자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아 지지도가 계속 하락해왔다. 그러나 정전사태 속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뉴스위크 인터넷판이 16일 전했다.

정전 직후 시장실로 나와 상황 파악에 나섰으며 곳곳에서 현장을 지휘하고 유머로 시민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 조지 파티키 뉴욕 주지사가 지하 4층 방공벙커로 대피해 “롱 아일랜드에 불 들어왔나”라고 물으며 앉아서 점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뉴욕시 공무원들도 현장 활동에 나서 77년 정전 사태 때 발생했던 약탈 등을 찾아볼 수 없었다. 블룸버그 시장 본인도 지지도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하켄에너지 사장 등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쌓아올렸던 경력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전력 공급 및 송전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스펜서 에이브러햄 에너지 장관의 보고 등 전력 위기 경고를 수차례 받았으며 오래전부터 위기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는 것.

그는 취임 후 딕 체니 부통령에게 송전망 개선안 마련을 지시했으나 이윤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거대 민영 전력회사들이 지난해에만 5600만달러의 정치헌금을 하며 총력 로비한 결과 입법화하지 못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때문에 미국은 이미 전력난을 겪고 있는 이라크인들로부터 (비슷한 처지라며) 비웃음거리가 됐다”고 전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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