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평화우호조약 25돌]中, 日의 최대 수입국 부상

  • 입력 2003년 8월 12일 18시 56분


중국과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긴 적대관계를 끝내고 평화우호조약을 체결한 지 12일로 만 25주년이 됐다.

조약 체결 후 4반세기가 지나면서 양국의 경제 교류는 급격하게 늘었다. 아시아의 경제대국과 아시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서 이해관계가 부합하기 때문이다.

일본무역진흥회가 11일 발표한 무역투자백서에 따르면 2002년 일본이 가장 수입을 많이 해 온 나라는 중국으로 나타나 사상 처음 미국을 제쳤다.

조약 체결 당시는 중국이 소련과 대립 중이어서 소련의 패권주의를 의식해 ‘반(反)패권’ 문구가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중소 국교 수립과 소련 해체 등 국제정세가 변하면서 제3국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지자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군사적 교류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을 공식 방문 중인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은 12일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래의 양국 관계를 ‘전략적 관계’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전문가들은 역사 문제에 민감했던 중국 정부가 크게 달라진 것으로 해석했다.

최근 양국은 북한 핵 위기를 대화로 푼다는 한중일 ‘아시아 공통 외교노선’에 동조하면서 그간 역사 왜곡 교과서와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등으로 소원했던 관계를 급속히 회복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이 신칸센(新幹線)을 고속철도로 채택하도록 차관 제공을 시사하며 호의를 보이고 있고 중국도 역사 문제 등 명분과 실리를 분리하는 정책을 선명히 하고 있다.

최근 중국 내에 “일본이 다시 군국주의화할 가능성은 없다”며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양국 관계의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중일 평화우호조약 일지
1972년 9월국교 정상화
1978년 8월평화우호조약 체결
10월덩샤오핑 부총리 방일, 조약 비준서 교환
1982년 7월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 논란
1985년 8월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 야스쿠니신사 공식참배
1995년 8월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 전후 50년 담화 통해 사죄
1998년 11월장쩌민 주석 방일. 역사 문제 강조. 중일공동선언
2000년 10월주룽지 총리 방일
2001년 8월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야스쿠니신사 참배
2002년 5월중국경찰, 선양 일본총영사관에 진입해 탈북자 연행
2003년 5월고이즈미 총리, 러시아에서 후진타오 주석과 회담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