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 “부시, 나라 잘못 이끈다”

  • 입력 2003년 8월 8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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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55)이 7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미국을 잘못된 길로 이끌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지난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패한 뒤 2004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고어 전 부통령은 이날 뉴욕대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이 나라가 가고 있는 방향은 나를 깊이 고민하게 한다”면서 “이라크 관련 문제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 사회 환경정책 모두가 그렇다”고 말했다.

이라크전쟁과 관련해 그는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것은 부시 대통령의 공이지만 전쟁이 알 카에다 조직에 대해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으며 오히려 알 카에다의 조직원 충원 능력을 자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어 전 부통령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용한 의심스러운 정보 때문에 미국 역시 막대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돌입을 ‘전략적 판단착오’ ‘역사적 실책’이라고 비난했다.

또 고어 전 부통령은 2004년 대선 불출마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앞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중 한 명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측은 “미국 국민은 부시 대통령의 테러전 수행과 경제정책 등의 정당성을 잘 알고 있다”면서 “고어 전 부통령의 비판을 무시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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