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지끈!…법정가는 英 블레어-伊 베를루스코니 총리

  • 입력 2003년 8월 3일 18시 57분


코멘트
《영국의 토니 블레어와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이 두 명의 총리가 연일 유럽 언론의 톱기사를 장식하고 있다. 2일자로 영국 노동당 출신 최장수 총리가 된 블레어 총리는 국방부 자문역 데이비드 켈리 박사 자살 사건과 관련해 머지않아 법정의 증언대에 설 전망이다. 지난달 유럽연합(EU) 의장 취임 초부터 자격 논란에 휘말렸던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급기야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송사를 벌이게 됐다.》

▼英 총리…켈리사건 증언 앞두고 ‘노동당출신 최장수’ 빛바래▼

블레어 총리는 2일 노동당 출신으로 1945부터 1951년까지 6년92일 동안 총리를 지낸 클레멘트 애틀리의 재임기록을 깼다. 같은 날 그는 가족과 함께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베이도스로 3주간의 휴가를 떠났다.

유명한 영국 가수 클리프 리처드 소유의 450만달러(약 54억원)짜리 호화별장에서 지낼 블레어 총리의 심사는 편치 않을 것 같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면 영국 정부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의혹을 과장했다는 BBC방송 보도의 취재원으로 지목됐다가 자살한 켈리 박사의 자살 경위 등을 파헤칠 법정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97년 43세의 나이로 1801년 이래 최연소 영국 총리가 된 블레어 총리는 최근 이라크전 승리로 의기양양해 있었으나 켈리 박사의 자살로 사임 요구까지 받고 있다. 그가 휴가를 떠나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총리직에 대한 욕구가 줄지 않았다”고 못 박은 것도 이 때문.

▼伊 총리…英 이코노미스트 부패사례 보도에 소송 채비▼

“개탄할 만한 이코노미스트의 보도는 법정에서 끝장날 것이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측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2일자 최신호에서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부패사례에 관한 28개항의 공개 질의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이코노미스트는 2년 전부터 집중적으로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문제 삼아 왔다.

언론재벌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자신의 탈세 및 부패 의혹 등에 대한 이탈리아 언론의 보도에는 “기자들은 그렇게 할 일이 없나. 나는 나폴리 연가 작곡에 바쁘다”며 악보까지 들이밀 정도로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영국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소송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