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켈리 게이트’ 진실게임

  • 입력 2003년 7월 23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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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니야!”

영국 정부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과장했다는 BBC방송 보도의 취재원인 데이비드 켈리 박사의 자살사건이 영국 정가를 강타하자 누가 켈리 박사의 이름을 공개했느냐를 두고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22일 자신이 켈리 박사를 취재원으로 지목하는 것을 승인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블레어 총리는 이날 상하이(上海)에서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켈리 박사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22일 성명을 내고 “국방부 자문역이었던 켈리 박사가 먼저 관련 부서에 자신이취재원이라고 실토해 제프 훈 국방장관이 개입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21일 훈 장관이 켈리 박사를 공개하는 전략을 직접 승인했으며 이 과정에서 국방부와 총리실이 수차례 대책을 숙의했다고 보도했다.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2일 국방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켈리 박사의 신원을 밝히도록 한 곳은 총리실이라고 보도해 총리실과 국방부 사이에 ‘떠넘기기’가 벌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켈리 박사 자살사건 조사는 브라이언 허튼 판사의 지휘로 이루어지게 됐으며 누가 켈리 박사를 취재원으로 공개해 15일 의회 청문회에 나가도록 몰아세웠는지가 조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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