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高峰서 방사능 누출 ?

입력 2003-07-07 19:11수정 2009-09-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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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프노르를 정탐하라.’

1965년 겨울, 중국 및 네팔에 인접한 인도 제2의 고봉인 난다데비.7817m 정상을 코앞에 두고 미 중앙정보국(CIA)이 파견한 14명의 등산가는 무거운 발걸음을 멈췄다. 엄청난 눈보라에 더 이상 발걸음을 떼기 어려웠던 것.

하산을 결정한 대원들은 지고 있던 57kg의 생소한 장비를 서둘러 바위 틈새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원자력발전기를 장착한 이 장비는 중국이 인도 접경의 신장(新疆)성 노프노르 핵 실험장에서 벌이고 있는 핵개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음성신호 포착 장비였다.

이듬해 다시 산에 올라 같은 지점을 찾은 CIA 대원들은 경악했다. 방사능장비가 눈사태에 휩쓸려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린 것. 장비가 휩쓸려 내려간 난다데비의 남쪽 능선은 인도의 젖줄인 갠지스강의 발원지였다. 만약 장비가 부식하면 앞으로 300∼500년 동안 방사능 누출을 피할 수 없다.

미중 냉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블루마운틴’(난다데비의 암호명) 등정작전의 전말은 그로부터 13년 뒤 탐사전문 기자인 하워드 콘에 의해 폭로됐다. 미국의 ‘아웃사이드’지가 게재한 그의 기사는 AP통신이 즉각 발췌 보도했고 워싱턴 포스트에 의해 확인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CIA 관리의 말을 인용해 “첫째 임무가 실패로 끝난 뒤 1967년 난다데비 바로 옆 고봉인 난다콧에 안테나장비를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설비는 잦은 고장을 일으켜 1969년엔 태양 전원(電源)으로 대체됐고 이후 첩보위성에 임무를 넘겨줬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당시 작전은 인디라 간디 인도 총리에게 보고 되지 않은 채 극비리에 이뤄졌다. 린든 존슨 미 대통령도 방사능 설비 유실에 대해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P 등의 보도 이후 인도에서 이 작전이 정치 문제화 됐으나 히말라야산맥이 아직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뒤 곧 잊혀졌다.

그러나 올해 초 미 캔자스대 출판부는 작전 전모를 다룬 ‘히말라야의 스파이들’을 간행해 방사능 누출 우려를 다시 제기했다. 50년 전 히말라야를 초등(初登)한 전설적인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의 일대기를 기록한 ‘텐징 노르가이’도 그가 이 작전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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