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으로 부시-미국 싫어졌다" 美 퓨 리서치 센터 조사

  • 입력 2003년 6월 4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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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으로 인해 미국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가 낮아지고 미국과 유럽의 갈등이 깊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는 지난달 전세계 20개국 국민 1만6000명을 대상으로 국제관계 등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 83%, 독일 국민의 76%가 이라크전쟁을 반대했던 자국 정부 입장을 지지한다고 대답했다. 반면 영국에서는 미국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응답자가 약 70%로 전쟁 전의 48%에 비해 절반가량 많아졌다.

세계 지도자들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미국에서도 부시 대통령보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대해 비우호적인 응답자 중 그 이유가 부시 대통령 때문이라는 사람이 프랑스 독일 74% 등 압도적이었으나, 한국에서는 부시 대통령 때문이라는 응답은 20%에 불과하고 72%는 전반적 문제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한국인들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우호적 46%, 비우호적 50%로 20개국 가운데 중간 정도. 하지만 ‘미국 사람’에 대한 호감도는 우호적 74%로 1년 전 조사 때의 61%에 비해 오히려 높아졌다. 영국 이스라엘 캐나다 이탈리아에 이어 미국인들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

이라크전쟁 때 이라크군이 맥없이 무너진데 대해 한국인들은 ‘실망했다’가 58%로 ‘기뻤다’ 26%보다 훨씬 많아 미군의 일방적 승리에 대해 중동국가들 다음으로 속상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이란 시리아를 놓고 해당 지역과 세계평화에 가장 위험스러운 나라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한국인의 69%, 미국인의 77%가 북한을 지목하는 등 이스라엘을 제외한 조사 대상 대부분 나라에서 북한을 가장 위험하다고 꼽았다.

한편 지난해 44개국 국민 3만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돼 이날 함께 발표된 세계화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세계화가 자기 나라는 물론 자신에게도 이롭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한국인의 경우 90%가 세계화를 지지했다. 반면 외국의 영향력으로부터 자국의 생활 방식이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데 동의한 응답자는 한국이 82%로 미국(64%) 프랑스(53%) 독일(51%) 일본(63%) 등 선진국들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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