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CC 신문-방송 동시소유 허용]"뉴미디어 고속성장"

입력 2003-06-03 18:54수정 2009-09-29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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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2일 ‘미디어 소유제한 완화’ 개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세계적인 미디어 기업간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지역 안에서 신문사가 TV나 라디오 방송국을 동시에 소유할 수 없도록 한 미국의 미디어 소유제한 규정은 언론사들의 경쟁을 장려하고 ‘여론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75년 이전에 제정됐다.

그러나 미국 FCC는 케이블TV, 위성방송, 인터넷, 휴대전화 등 뉴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지상파방송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드는 등 미디어 시장 상황이 급변한 점을 들어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연세대 최양수 교수(신문방송학)는 “미국의 경우 지상파방송과 신문이 아니더라도 국민이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매체가 활성화돼 특정 매체간 교차소유가 더 이상 여론독점의 폐해를 낳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오히려 자국 방송산업의 범세계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나가도록 소유제한 조치를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미디어 소유제한이 크게 완화됨으로써 미국 미디어업계에는 M&A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지역에서 신문과 방송을 모두 소유할 수 있게 됨으로써 지역 신문사와 방송사의 인수 합병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시청률 상한선이 35%에서 45%로 높아짐으로써 전국적인 방송네트워크를 가진 ‘뉴스 코퍼레이션’과 ‘바이아콤’ 등 대형 방송사들의 지방 방송사 인수도 예상된다.

그러나 이 결정은 미국 내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소비자단체 및 시민단체들의 격렬한 반대와 함께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FCC의 음성 메일은 이날 시민과 이해 관계자들의 폭주하는 의견 제시로 한동안 마비됐고 50만통의 e메일이 FCC에 접수됐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이 개정안 반대론자들은 대부분의 사람이 주로 텔레비전과 신문을 통해 뉴스를 보는데 신문과 방송이 합병될 경우 서로 감시 견제 기능이 축소되고 사회적 약자의 의견이나 반대 의견이 전달되기 어려워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소유제한 완화’ 문제를 놓고 현재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현행 ‘정기간행물등록법’(정간법)에는 통신사, 지상파방송 사업자, 대기업과 그 계열사가 다른 언론사의 지분을 50% 이상 초과해 소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민주당 심재권 의원 등 여야 의원 27명이 국회에 제출한 ‘정간법 개정안’은 다른 언론사의 지분을 ‘33% 이상’ 초과해 소유할 수 없도록 강화했다.

홍익대 법대 방석호 교수(방송법)는 “아날로그 시대에는 종이나 전파, 전화선 등 전송수단에 따라 매체 사업자를 구분했으나 디지털 시대에는 정보가 신문이나 방송, 통신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유롭게 유통되는 ‘융합’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가속화할수록 ‘이종매체 소유금지’는 비현실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공회대 조은기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우리나라의 지상파방송사의 시청가구 점유율(전파 도달률)은 100%에 이르러 ‘자유경쟁’ 시장과는 거리가 멀다”며 “지상파의 ‘독점적’ 지위를 줄이고 뉴미디어 활성화 등 매체의 다양성 확보정책이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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