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子회사 에이즈 감염우려 치료제 亞-중남미 판매"

  • 입력 2003년 5월 22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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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거대 제약업체인 바이엘의 한 자회사가 1980년대 중반 에이즈 감염 우려가 있는 혈우병 치료제를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에 수백만달러어치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가 바이엘의 자회사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커터 바이올로지컬’의 내부 문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팩터Ⅷ’이라는 혈액응고제가 1984년 2월 에이즈 감염 우려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자 미국과 유럽지역에는 공급을 중단하고 새로 개발한 치료제를 판매했으나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일본 등 아시아 중남미지역에는 1년가량 구형 약품의 공급을 계속했다는 것.

이 약이 한국에도 판매됐는지 여부에 대해 바이엘코리아측은 이날 “한국에서는 판매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정확한 판매 여부는 본사의 회신이 와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이 약을 사용한 혈우병 환자들이 에이즈에 감염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조사는 불가능하지만 환자 기록과 인터뷰에 따르면 홍콩과 대만에서만 이 약을 사용한 혈우병 환자들 중 에이즈 감염자가 100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바이엘 본사는 “커터사는 약품 판매에 따른 도덕적 윤리적 기준을 다 지켰다”며 “(구약 판매를 일정기간 계속한 것은) 고객들이 새 약의 효능에 대해 의심을 갖고 있었고, 일부 국가에서는 새 약의 판매 승인에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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