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가 바이엘의 자회사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커터 바이올로지컬’의 내부 문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팩터Ⅷ’이라는 혈액응고제가 1984년 2월 에이즈 감염 우려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자 미국과 유럽지역에는 공급을 중단하고 새로 개발한 치료제를 판매했으나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일본 등 아시아 중남미지역에는 1년가량 구형 약품의 공급을 계속했다는 것.
이 약이 한국에도 판매됐는지 여부에 대해 바이엘코리아측은 이날 “한국에서는 판매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정확한 판매 여부는 본사의 회신이 와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이 약을 사용한 혈우병 환자들이 에이즈에 감염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조사는 불가능하지만 환자 기록과 인터뷰에 따르면 홍콩과 대만에서만 이 약을 사용한 혈우병 환자들 중 에이즈 감염자가 100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바이엘 본사는 “커터사는 약품 판매에 따른 도덕적 윤리적 기준을 다 지켰다”며 “(구약 판매를 일정기간 계속한 것은) 고객들이 새 약의 효능에 대해 의심을 갖고 있었고, 일부 국가에서는 새 약의 판매 승인에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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