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국정원장 특보 이충렬씨 내정說 작년 對美발언으로 물의

  • 입력 2003년 5월 22일 00시 26분


코멘트
고영구(高泳耉) 국가정보원장 특보로 이충렬(李忠烈·46)씨가 내정될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이씨는 서울대 사회학과에 재학 중이던 1978년 반(反)유신 데모를 주동한 혐의로 제적된 뒤 10여년간 서울 구로공단 등에서 노동운동을 한 운동권 출신이다.

그는 91년 ‘꼬마 민주당’ 내의 개혁모임인 ‘민주연합’에 참여하면서 정계에 입문한 뒤 민주연합 멤버였던 고 원장과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의원,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제정구(諸廷坵) 전 의원 등과 인연을 맺었다.

이씨는 94년 미국 유학을 떠나 97년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에서 공화당 전문위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씨는 2000년 10월 노무현 대선후보 경선 캠프가 만들어질 때 초기 멤버로 참여해 정책특보를 맡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노 후보의 국제담당특보 자격으로 방미해 미 행정부 인사에게 “미국은 한국 대선에 끼어들지 말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 4월 말 인터넷 매체에 보도돼 파문이 일자 캠프에서 쫓겨났다.

한편 고영구(高泳耉) 국정원장측은 “고 원장은 이씨가 국정원장 보좌관으로 기용되는 것을 기정사실화한 언론보도를 ‘인사 압력’으로 받아들여 불쾌해 하는 것 같다”고 말해 이씨의 기용이 유동적임을 내비쳤다.노 대통령의 한 측근은 “그 같은 전력이 있는 이씨를 재기용한 것은 그가 미국통으로서, 고 원장과 일본통인 서동만(徐東晩) 기조실장의 취약한 대미 관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