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독립국가 年內출범…'중동평화 로드맵' 곧 발표

  • 입력 2003년 4월 30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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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005년까지 영구적인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목표로 한 중동 평화 로드맵(road map)을 늦어도 1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AFP통신이 미국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자치의회는 29일 마무드 아바스 초대 총리 내각을 인준, 31개월간 지속돼 온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유혈분쟁 종식과 평화협상 재개의 길을 열었다.

그러나 인준 직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아바스 총리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소행으로 보이는 자살폭탄테러로 4명이 숨지면서 중동평화 달성의 험난한 앞길을 예고했다.

▽올해 안 잠정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이번 로드맵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오슬로 평화협정 등 기존의 평화안을 구체화해 시간표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국으로선 이라크전쟁 이후 중동국의 반발을 무마하는 효과도 있다.

로드맵의 얼개는 폭력 종식→과도기→영구지위협정 체결 및 분쟁 종식의 3단계.

LA타임스에 따르면 1단계에서 팔레스타인이 모든 폭력을 끝내고 극렬 단체를 해체하는 한편 이스라엘은 유대인 정착활동을 중지하고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모든 병력을 철수한다.

2단계는 올해 말까지 잠정 국경과 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국가를 설립하는 것. 별도로 팔레스타인 경제회복과 무기 통제와 관련한 다자간 회담도 포함된다.

3단계는 가장 첨예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협상이 초점이다. 양측 모두가 성지(聖地)로 여기는 예루살렘의 지위, 수백만명의 팔레스타인 난민 복귀, 팔레스타인 영구국경 설정 문제다. 이를 거쳐 2005년까지 영구국가를 만든다.

평화 협정 체결과 폭력사태 발생, 협정 결렬을 반복해 온 선례에 미루어 실행 가능성은 미지수다. 계획대로라면 5월 안에 1단계에 착수하고 7개월 안에 자치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시간표 데드라인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이후에 시작될 3단계 협상은 특히 난항이 예상된다. 하나같이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기 어려운 해묵은 현안이기 때문.

▽텔아비브 폭탄 테러=30일 오전 1시(현지시간) 텔아비브 주재 미국대사관 인근 카페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해 테러범을 포함해 4명이 숨지고 55여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팔레스타인 자치의회가 아바스 총리 내각을 인준한 지 몇 시간 만에 발생한 것.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끌었던 무장조직 ‘알 아크사 여단’과 과격 무장단체 하마스는 자신들이 폭탄 테러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알 아크사 여단은 “정치적 해결책 없이 저항운동을 무장해제할 수는 없다”면서 이번 공격은 아바스 총리에 대한 메시지라고 밝혔다.

앞서 아바스 총리는 테러 배격과 과격단체 단속, 불법무기 회수 방침을 천명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우리 자신과 영토를 지키기 위해 무기는 필요하다”며 거부했다.

도어 골드 이스라엘 정부대변인은 “이는 새 팔레스타인 정부의 첫 시험대”라고 평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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