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大 '사스 휴교'…적막한 베이징

  • 입력 2003년 4월 21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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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생당국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감염 실태를 사실대로 공개하면서 사스 공포가 베이징(北京)을 강타하고 있다.

사스축소 의혹으로 해임된 멍쉐눙(孟學農) 전 베이징 시장에 이어 왕치산(王岐山·54) 하이난(海南)성 서기가 21일 새 시장에 임명됐다.

▽한산한 시내와 잇단 휴교령=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거리는 한산한 모습이고 호텔과 식당, 백화점 등 공공장소에는 인파가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대학이 밀집한 하이뎬(海淀)구 우다오커우(五道口) 거리는 학생과 교직원 등 감염자가 100명이 넘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학생들이 집밖을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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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CCTV는 ‘사스 확산 심각’,‘5월1일 노동절 연휴 취소’ 등 충격적인 발표를 전하면서 사스 특집방송을 계속 내보내고 있다.

휴교하는 대학들도 크게 늘었다. 당초 베이징대 일부 학과, 중앙재경대, 수도사범대 일부 학과, 북방교통대 등이 휴교했으나 21일 중앙민족대, 대외경제무역대, 베이징어언대가 휴교 결정을 내렸다. 베이징 소재 62개 대학 중 7곳이 수업을 중단한 것.

중국 사회과학원은 휴교령은 내리지 않았으나 유학생들이 수업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출석을 인정해 사실상 휴강에 들어갔다.

▽한국유학생 귀국행렬 및 교민보호 비상=한국 교민들이 밀집해 베이징내 ‘코리아타운’으로 불리는 왕징(望京)지역에서 21일 중국인 1명이 사스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교민사회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또 홍콩에서도 한국 교민 10여가구가 입주해 있는 타이쿠싱의 주니퍼맨션에서 사스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귀국 비행기표를 예약하는 한국 학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베이징지사측은 “21일 오전에만 이번주 예약이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측도 △예방 △요주의 △가족 철수 △전면 철수의 4단계 대응조치 중 종전 요주의 단계에서 21일을 기점으로 요주의와 가족 철수의 중간단계로 결정하고 한국교민회와 유학생회, 한국상회 등에 이를 통보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상하이 조사 및 사스확산=중국 톈진(天津)시에서 21일 처음으로 사스로 인해 2명이 사망한 것을 비롯해 중국 전역에서 이날 사스로 인해 8명이 추가 사망했다. 또한 종전 안전지대였던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3명의 사스 환자가 발생했고 간쑤(甘肅)성과 랴오닝(遼寧)성, 지린(吉林)성에서도 각각 1명씩의 사스 감염자가 새로 보고됐다.

WHO 조사단은 21일 상하이에 도착, 피해상황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세계 사스 환자는 21일 현재 33개국에서 4461명, 사망자는 218명을 기록하고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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