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이라크 채권 포기 요구

  • 입력 2003년 4월 11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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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라크전쟁을 반대해 온 프랑스 독일 러시아에 이라크에 대한 채권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독일 등 3국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들 3국이 이라크전쟁을 놓고 보였던 대립은 전후 이라크 채권 처리를 둘러싼 ‘경제전쟁’으로 번질 전망이다.

현대건설 등 한국 기업들이 이라크에서 받아야 할 채권액도 12억6840만달러에 이르러 국내 기업의 피해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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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10일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이들 3개국이 독재자(사담 후세인 대통령)에게 빌려준 돈은 무기를 사고 대통령궁을 짓고 이라크 국민을 억압하는 데 쓰였다”면서 “새로 탄생할 이라크 정부가 빚더미의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채권 전부 또는 일부를 포기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와 프랑스 등이 후세인 정권 시절 이라크와 체결한 유전개발 계약에 대해서도 “이라크 석유의 장기적인 개발 계획은 이라크의 새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며 계약을 모두 인정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이라크 공격에 극력 반대했던 프랑스를 지목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혀 전쟁 반대 국가들에 대한 ‘보복’ 성격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독일 재무부 대변인은 11일 “채권 문제는 채권국 모임인 파리 클럽의 소관이지 양자간 결정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 3국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전후 이라크 재건은 유엔의 지원 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미군과 쿠르드 민병대는 11일 이라크 북부 최대 도시 모술과 유전도시 키르쿠크를 점령,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고향인 티크리트를 제외한 이라크 주요 도시를 대부분 장악했다. 모술에 주둔한 이라크 육군 5군단은 이날 항복문서에 정식 서명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이라크 정권은 조직적 중앙 통제력을 잃어 끝난 상태(gone)”라면서도 “연합군은 아직 무장세력의 저항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미군은 후세인 정권의 마지막 저항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티크리트와 국경도시 카임에 대한 폭격을 더욱 강화했다. 영국군은 이날 걸프지역에 배치된 군함과 항공기, 헬리콥터, 잠수함 등 군사력 철수에 돌입해 작전의 마무리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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