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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4월 9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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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은 9일 바그다드 외곽 사담국제공항 지하에서 12개 이상의 방으로 구성된 비밀 지하시설을 발견, 수색에 들어갔다. 야간투시경을 쓴 제101공중강습사단 소속 150명의 특수병들이 어디까지 뻗어 있을지 모를 지하공간으로 투입됐다. 이 곳이 총 연장 100㎞가 넘는다고 알려진 바그다드 지하터널과 연결돼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같은 시각 도심에서는 인구밀집 지역인 티그리스강 동쪽으로도 전선(戰線)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강 서안 대통령궁 본궁에 진지를 구축한 미 제3보병사단의 탱크 2대가 이날 아침 알 줌후리야 교량에 다가가자 강 동쪽 건물에서 이라크군이 일제히 사격을 가해왔다. 미군 탱크는 천천히 포신을 돌려 강 건너로 포격을 퍼부었다.
미군이 장악한 강 서안 주요 교차로에도 이라크 특수공화국군으로 추정되는 병력이 가득 찬 트럭과 버스들이 다가와 사격을 퍼붓다가 50여명의 사망자를 내고 물러났다.
동남쪽에서는 미 제1해병원정군이 7일 라시드 군사 공항을 장악한 데 이어 북동부 사담시티쪽으로 진격했다. BBC는 사담시티의 시아파 주민들이 해병대원들에게 환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미군은 또 3000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탄약을 노획했다. 미 제5군단 산하 병력들도 바그다드 북부에서 포위망을 좁혀 들어갔다.
나흘째 계속된 시가전으로 바그다드 서남부 도심은 교전이 오갈 때를 제외하고는 군인들조차 눈에 띄지 않는 ‘유령의 도시’처럼 변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밤이 되면 전력 공급마저 끊겨 칠흑 같은 어둠에 잠긴다.
미군 진격 이전 시내 서남부 전역에 배치됐던 이라크 전사들은 모습을 감췄고, 길모퉁이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만든 엄폐호도 비어 있다. 집권 바트당 중앙당사와 인근 경찰청 청사에는 경비원이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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