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사단 후방배치 분명”한국 반대입장 사실상 거부

  • 입력 2003년 4월 9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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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은 서울 용산 미군기지 이전을 최대한 빨리 추진키로 합의했다.

양국은 또 주한미군 기지의 통폐합 및 재배치 방침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미 2사단의 재배치 시기와 지역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차영구(車榮九) 국방부 정책실장과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9일 국방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 1차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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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실장과 롤리스 부차관보는 이날 “용산기지 이전 및 주한미군 재배치는 한미 연합전력과 안보태세를 약화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키로 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주한미군의 감축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었으며, 미 2사단의 재배치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경기 의정부시와 동두천시에 있는 미 2사단을 한강 이남으로 재배치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국측은 미 2사단을 빼낼 경우 북한의 오판을 초래할 위험성이 높다는 국민의 우려와 대체 부지 마련 및 막대한 이전 비용 등을 고려해 앞으로 상당기간 재배치 논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또 앞으로 주한미군이 수행해 온 ‘선택된 임무(selected mission)’를 한국군이 맡는 등 한국군의 역할을 강화하는 대신 주한미군은 역내 안정에 더욱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선택된 임무’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미 2사단이 맡고 있던 주한미군의 최전선 방어 역할을 축소하는 대신 한국군의 역할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북 억지력 유지를 위한 한국의 방위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는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중장기적으로 논의키로 했다.

양측은 다음달 미국에서 2차 회의를 개최한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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