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 외손녀 패션모델 깜짝변신

  • 입력 2003년 3월 6일 18시 53분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의 외손녀가 패션모델로 깜짝 데뷔했다.

세계 패션의 중심지 이탈리아 밀라노의 피콜로극장에서 4일 열린 밀라노2003 추동복 패션쇼. 마지막 컬렉션을 보기 위해 기다리던 관객들이 갑자기 술렁대기 시작했다. 할머니인 라이사 여사(1999년 사망)를 꼭 빼닮은 크세니야 비르간스카야-고르바초바(23)가 무대로 걸어 나왔기 때문이다.

크세니야는 자신감 넘치는 걸음걸이로 ‘캐시미어의 여왕’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여류 디자이너 라우라 비아조티의 의상을 선보였다. 러시아풍이 물씬 나는 금장식의 가죽 소재가 어울렸다고 러시아 언론이 전했다. 비아조티는 1982년 안드레이 그로미코 당시 소련 외무장관의 부인을 알게 되면서 소련 지도자들과 교분을 쌓아 서방 디자이너로서는 처음으로 철의 장막을 넘어 모스크바에서 패션쇼를 열었던 인물.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내외와도 친분이 두터운 비아조티는 크세니야에게 이번 패션쇼에 나와달라고 권유했다. 크세니야는 지난해 12월 파리 사교계에 데뷔하면서 보석으로 장식된 1만5000파운드(약 2881만원)짜리 크리스티앙 디오르 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이날 크세니야의 모습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모델로서의 소질이 엿보인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고르바초프 부부의 외동딸인 이리나 비르간스카야(46)의 큰딸인 크세니야는 러시아 최고의 명문대인 모스크바국제관계대(MGIMO)에서 홍보학을 전공하고 있다. 여동생 아나스타시아(16)도 올해 파리 사교계에 데뷔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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