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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3월 5일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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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이 붕괴하면 이라크 북부 자치지역의 쿠르드족이 유전도시 키르쿠크와 모술을 점령해 독립국가를 세우고 터키내 쿠르드족을 자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우려한 터키군 2000여명은 미군의 이라크 침공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지난달 말 이라크 북부로 진입한 상태다.
그러나 1일 터키 의회는 미군의 터키 주둔안을 부결시켰다. 이에 힐미 오즈코크 터키 합참의장은 3일 압둘라 굴 총리를 만나 “터키가 미군에 협력하지 않으면 쿠르드족이 미군의 동맹 세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수만명은 3, 4일 아크라 아르빌 등지에서 터키군의 진입에 항의하며 터키 국기를 불태우는 등 반(反)터키 시위를 벌였다. 이날 쿠르드족의 군사 세력들은 아르빌에서 ‘고위연합사령부(JHC)’를 구성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야사라 야키스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국기 소각은 명백한 도발 행위”라고 강력 경고했다.
쿠르드족은 일단 개전이 되면 미군을 도울 수밖에 없는 데다 전쟁이 어떤 식으로 끝나더라도 현재의 이라크 집권계층이 또다시 권력 핵심부를 차지해 쿠르드족에 보복해 올 것이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후세인 정권이 붕괴되는 틈을 타 독립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쿠르드족은 1984년부터 독립국가를 건국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터키와 이라크 양쪽으로부터 강한 탄압을 받아왔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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