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도 ‘언어 파괴’ 심각…summer→smmr 등

  • 입력 2003년 3월 4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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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와 e메일 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문자메시지’가 확산되면서 언어와 문법 파괴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4일 보도했다.

방송은 휴대전화와 e메일의 시·공간적 제한이 초래한 이 같은 문장 축약·도형화는 광고 문구와 시 등에도 활용되는 등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13세의 스코틀랜드 소녀가 학교에 제출한 에세이를 보고 교사가 놀라자 소녀는 “이것이 정식 영어보다 더 쉽다”고 말했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이 에세이의 압축 사례는 summer→smmr, before→b4, to go to→2go2, face to face→FTF 등. ‘나는 뉴욕을 사랑해요. 거긴 훌륭한 곳이에요(I love New York It’s a great place)’라는 문장은 ‘ILNY, it’s a gr8 plc’라고 썼다.

이 교사는 “내가 본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놀라면서 “상형문자들로 가득차 있으며, 본문 내용을 거의 번역조차 할 수 없었다”고 개탄했다.

이 방송은 또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에 나오는 ‘to be or not to be?(죽느냐 사느냐?)’가 ‘2b or not 2b?’로 축약되거나, ‘주기도문(The Lord’s Prayer)’이 휴대전화 액정 화면에 표시될 정도로 짤막하게 압축되는 사례도 소개했다.

또 방송은 문자메시지와 e메일 및 컴퓨터 등이 그동안 표준철자법, 문법을 망가뜨려 온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고 전하면서 한 사전 출판업자의 말을 인용해 “대학생들의 글쓰기 실력이 위태로운 지경”이라고 경고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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