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가 CNN 누른 비결은…“이해하기 쉬운뉴스 전달”

  • 입력 2003년 1월 21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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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침몰하는가.’

1990년대 이후 케이블 뉴스 채널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온 CNN 방송이 설립 6년째인 폭스뉴스 채널에 시청률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면서 제기되고 있는 의문이다.

USA투데이는 20일 “CNN이 처한 상황은 시청률에 지배되는 TV뉴스 업계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CNN은 ‘고품질의 저널리즘이 우리가 추구하는 모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폭스뉴스가 표방하는 ‘알기 쉬운 뉴스’를 따라가지 않겠다고 강조해 왔다. 13일 사임한 월터 아이잭슨 회장의 뒤를 이은 짐 월튼도 “CNN이 추구하는 것은 건전하고 믿음직한 저널리즘”이라고 일성을 토했다.

문제는 이 같은 CNN의 제작방침이 의도와는 관계없이 “오만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는 것. 시청률 3위인 MSNBC사의 에릭 소렌슨 회장은 “CNN은 마치 뉴스전달자는 자기네들뿐인 것처럼 군다”며 “경쟁사들 입장에서 보면 비신사적이며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CNN이 독자적인 아이디어와 참신한 인물 개발보다는 폭스뉴스를 베끼거나 유명 인사 빼오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시사 프로그램 시청률 1위인 폭스뉴스의 ‘오라일리 팩터’ 프로그램은 좋은 예. ‘오라일리 팩터’는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을 초대해 대화를 통해 시사문제를 시청자들에게 쉽게 전달함으로써 호평받고 있다. CNN은 ‘오라일리 팩터’를 능가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놓기보다는 유명 앵커 코니 청을 영입했다.

조직 운영에서도 잡음이 들리고 있다. CNN을 등지고 폭스뉴스로 옮긴 한 앵커는 두 회사 문화의 차이점을 말하면서 “CNN의 두꺼운 관료주의가 싸워야 할 벽이었다”고 털어놨다.

거의 평생을 CNN에서 일해온 월튼 신임 회장은 ‘고품질의 뉴스’라는 CNN의 유산을 시청자들에게 새롭게 인식시켜야 할 때라고 USA투데이는 덧붙였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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