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核무기 증거 아직 못찾아”

  • 입력 2003년 1월 7일 18시 10분


유엔 무기사찰단을 이끌고 있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일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지금까지 사찰단이 이라크에서 핵무기와 관련해 의심스러운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며 수개월 후에나 임무 완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 방송은 이날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이라크 내의 핵무기 개발 및 은닉 의혹 지역에서 추출한 표본들을 실험실에서 분석한 결과 이라크가 거짓말을 했다는 어떠한 명백한 증거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AP통신도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으며 27일 제출할 보고서에도 전쟁의 명분을 제공할 만한 내용이 담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7일 전했다.

이에 따라 사찰단 보고서를 계기로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 착수하려는 미국과 영국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창군 기념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자살 폭탄테러는 훌륭한 행동이었다”며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이라크 역시 항거에 나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라크 내의 사찰단은 이라크 과학자들의 신상을 파악하려 들고, 군사기지들을 조사하는 등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은 “자살 폭탄 테러범들에게는 어떤 변명이 필요 없는데도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테러범들을 공개적으로 칭송한 후세인의 발언은 놀랄 만하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CNN은 6일 미 해군 제1해병원정대 소속 2만5000여명의 병력이 대 이라크 공격에 대비해 이번주 중 걸프지역에 배치된다고 미 국방부 고위 관리의 말을 빌려 전했다. CNN은 2월15일까지 최대 10만명의 국토방위군 등이 걸프지역에 배치 완료될 것이며 대 이라크공격이 개시되면 미국은 최대 25만명을 투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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