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機, 美무인정찰기 격추…남부 비행금지구역서

  • 입력 2002년 12월 23일 18시 00분


유엔결의안 위반 여부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라크가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24일(이라크 현지시간) 미군 무인정찰기가 이라크 공군기에 피격됐다. 미국은 즉각 제한적 응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구역을 비행 중이던 무인정찰기 프레더터 1대가 이라크 공군기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피격 당시 미군 무인기는 통상적인 정찰임무 중이었으며 통제센터와 곧 교신이 끊겨 격추된 것으로 보인다고 쿠웨이트에 주둔 중인 미 중부군 사령부가 덧붙였다.

이에 앞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과학담당 보좌관인 아미르 알 사아디 장군은 22일 이라크가 유엔 결의안을 위반했다는 미국의 주장은 근거 없다며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이라크에서 직접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여부를 조사하라고 제안했다.

사아디 장군은 또 미국이 이라크의 무기 개발 과학자들에 대한 심문을 원한다면 이라크 내에서 정부 관리가 동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심문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증명할 책임은 이라크에 있다며 이라크의 이번 제안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3일 전했다.

한편 이라크 집권 바트당의 한 고위 관리는 최근 범아랍국 회의 참석자들이 미국의 침공시 ‘인간 방패’ 역할을 할 아랍계 자원자들을 보내기로 결정한 결과 자원자들이 바그다드로 속속 입국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미국의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엔은 전쟁 발발시 발생할 난민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최소 3700만달러의 비상지원금을 준비해줄 것을 10개 원조 공여국에 요청했다고 영국 일간 타임스가 보도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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