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대통령은 타하 야신 라마단 부통령이 미국의 ‘중대한 위반’ 경고에 맞서 미국과의 전쟁불가피론을 제기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유엔 무기사찰단 활동은 이라크에 대한 대량살상무기 보유 의혹을 씻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는 유엔 무기사찰단이 지난주 바그다드에 도착해 4년 만에 사찰 재개에 나선 후 발표된 후세인 대통령의 첫 공식 반응이다.
이에 앞서 라마단 부통령은 유엔 무기사찰단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스파이’라고 비난한 뒤 “조지 W 부시 정부와 미 언론들은 전쟁을 알리는 북소리를 내고 있으며 침략의 구실을 찾고 있는 이들의 논리로 볼 때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라마단(금식월) 종료절로 이슬람교도들의 중요한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최고 권력기구인 혁명지휘위원회(RCC)의 에자트 이브라힘 부의장과 라마단 부통령, 타리크 아지즈 부총리, 집권 바트당 인사 등 지도부를 상대로 좀 더 참고 유엔 무기사찰단 활동을 지켜보자고 말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라크 국민은 가장 중요한 자질인 숭고한 인내심을 아직 잃지 않았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거만한 미국 전제정권이 제기해 온 대량살상무기 은닉 의혹을 깨끗이 씻어내자”고 강조했다.
한편 중동에 배치된 미군 1000여명과 영국군 800여명은 9일부터 카타르에서 ‘인터널 룩(Internal Look)’으로 명명된 2단계 모의전쟁 훈련을 실시한다.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 사령관과 참모들이 현지에서 직접 지휘하는
이번 훈련은 이동지휘소 운용 실태를 점검하고 전시 통신능력을 확충해 걸프지역 작전체계를 최종 점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앞서 쿠웨이트에 전진 배치된 미군 1000여명은 4일 이라크 접경에서 불과 18㎞ 떨어진 사막에서 탱크와 공격용 헬기, F16 전투기 등을 동원한 대규모 실전훈련을 벌였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