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무기은닉 의혹 씻을 기회"

  • 입력 2002년 12월 5일 17시 54분


미국이 이라크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지적, 무력사용 가능성을 재차 시사한 가운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5일 유엔 무기사찰단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인내를 갖고 사찰단 활동을 지원해달라고 국민에게 당부하고 나섰다.

후세인 대통령은 타하 야신 라마단 부통령이 미국의 ‘중대한 위반’ 경고에 맞서 미국과의 전쟁불가피론을 제기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유엔 무기사찰단 활동은 이라크에 대한 대량살상무기 보유 의혹을 씻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는 유엔 무기사찰단이 지난주 바그다드에 도착해 4년 만에 사찰 재개에 나선 후 발표된 후세인 대통령의 첫 공식 반응이다.

이에 앞서 라마단 부통령은 유엔 무기사찰단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스파이’라고 비난한 뒤 “조지 W 부시 정부와 미 언론들은 전쟁을 알리는 북소리를 내고 있으며 침략의 구실을 찾고 있는 이들의 논리로 볼 때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라마단(금식월) 종료절로 이슬람교도들의 중요한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최고 권력기구인 혁명지휘위원회(RCC)의 에자트 이브라힘 부의장과 라마단 부통령, 타리크 아지즈 부총리, 집권 바트당 인사 등 지도부를 상대로 좀 더 참고 유엔 무기사찰단 활동을 지켜보자고 말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라크 국민은 가장 중요한 자질인 숭고한 인내심을 아직 잃지 않았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거만한 미국 전제정권이 제기해 온 대량살상무기 은닉 의혹을 깨끗이 씻어내자”고 강조했다.

한편 중동에 배치된 미군 1000여명과 영국군 800여명은 9일부터 카타르에서 ‘인터널 룩(Internal Look)’으로 명명된 2단계 모의전쟁 훈련을 실시한다.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 사령관과 참모들이 현지에서 직접 지휘하는

이번 훈련은 이동지휘소 운용 실태를 점검하고 전시 통신능력을 확충해 걸프지역 작전체계를 최종 점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앞서 쿠웨이트에 전진 배치된 미군 1000여명은 4일 이라크 접경에서 불과 18㎞ 떨어진 사막에서 탱크와 공격용 헬기, F16 전투기 등을 동원한 대규모 실전훈련을 벌였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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