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성들 '가슴 수술' 붐

  • 입력 2002년 10월 22일 13시 41분


수영과 역기운동을 해온 프랭크(가명·49·헐리우드 거주)는 다른 곳은 자신있는데 가슴근육이 빈약해 고민해오다 9개월전 성형외과를 찾았다. 그는 손바닥만한 실리콘을 가슴에 집어넣는 수술을 받은 뒤 "깃털을 활짝 편 공작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미국 남성들 사이에 가슴 근육이 탄력있게 보이도록 하는 수술을 받는게 인기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아직은 초기여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남성들도 자신의 몸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 수술이 미 전역에서 점차 활발해지는 추세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난 4년동안 250건의 수술을 집도한 그레고리 뮐러 비버리힐스 성형외과 의사는 "여성들은 가슴수술에 대해 훨씬 개방적이지만 남성들은 수술 사실을 철저히 숨기려 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가슴확대 수술이 1∼10의 난이도 가운데 2쯤 된다면 남성의 경우는 5정도로 훨씬 어렵다. 여성 가슴확대에 쓰이는 식염수를 주입한 실리콘과는 달리 남성 가슴에는 유연성이 있는 고체 실리콘을 사용한다. 수술 비용은 4000∼1만달러이며 두시간 수술 후 24시간 휴식을 취하면 된다는 것. 이 수술에도 1∼2%의 수술중 과다출혈과 1%의 감염 등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으며 실리콘이 움직이거나 쳐지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1980년대초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본따 보디빌딩에 뛰어든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 몇시간씩 체육관에서 땀을 흘렸지만 가슴이 나오지 않아 고민하던 보디빌더들이 가슴키우기 수술을 희망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모델, 배우, 헬스트레이너 등이 가세했다. 수술희망자가 특히 많은 비벌리힐스의 한 의사는 "수술동기는 더 남자답게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성형수술을 받은 미국 남성은 100만명으로 성형수술 전체의 15%를 차지했다. 요즘 5대 수술은 △코 높이기 △지방제거 △눈꺼풀 주름제거 △모발 이식 △가슴축소 등으로 20년 전에는 듣지도 못했던 것들. 이제 가슴근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5년쯤 지나면 가슴확대 수술이 훨씬 흔해질 것이라고 로베르토 올리바르디아 하버드 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말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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