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펠로십 참가 러시아 월간지기자 가자르얀

  • 입력 2002년 10월 3일 18시 11분


“그동안 내가 유럽인인지, 아시아인인지 정체성에 혼란을 겪어 왔으나 한국 방문 후 내 안엔 아시아적 배경이 더 많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2002 서울대-LG 프레스 펠로십’에 참가해 4주간의 한국 생활을 막 끝낸 러시아 월간지 ‘유라시아 투데이’의 아르미네 가자르얀 기자(31·여·사진). 유럽과 아시아 대륙에 걸쳐 있는 아르메니아 출신인 그는 한국 방문 후 “아시아의 문화에 친근감이 느껴진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한국(남한)은 월드컵을 계기로 처음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전에는 ‘한국’ 하면 북한을 떠올렸다는 것. 러시아 출국 전 “한국에 간다”고 하자 그의 동료들은 대뜸 “Which Korea(어느 쪽 한국)?” 라고 묻더란다. 추석 땐 한국 가정도 방문해 김치를 직접 담가 보고 맛도 봤다.

“부모를 공경하는 자녀들의 마음가짐이 무척 인상에 남습니다. 아마도 한국인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심성을 가진 사람일 것입니다.”

그는 현재 몇 가지 한국 관련 기사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선거가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궁금하고, 한국의 전통과 사람, 문화에 대해서도 다뤄 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2000년 미국 뉴욕 워싱턴 보스턴 등을 방문해 ‘분쟁 해결 과정에 있어서 미디어의 역할’을 주제로 기사를 쓴 적이 있다며 현재 남북한간 화해 무드가 무르익고 있는 데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러시아 여성들은 부엌 주방기기 등 시스템 키친에 대해 관심이 높아요. 인터넷, 냉장고,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등 한국의 전자제품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러시아엔 값싼 중국산 의류가 넘쳐나고 있는데 품질 좋은 한국산 의류가 진출한다면 당장 성공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LG상남언론재단과 서울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프레스 펠로십엔 97년 이후 모두 13개국 63명의 해외 언론인이 참가했으며 이들은 귀국 후 한국 전문 기자로 활약하고 있다고 LG그룹은 소개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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