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 정상회담 日언론반응]˝北성의는 평가…더 지켜봐야˝

  • 입력 2002년 9월 17일 22시 23분


일본 언론들은 17일 열린 북-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복잡 미묘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 미사일 실험발사 연기, 납치사건 재발 방지 등을 약속하는 등 전반적인 현안에서 일본측 제안을 대폭 받아들인 데 대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피랍 일본인 중 8명이나 사망했다는 북측 확인에는 분노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NHK는 “북한이 피랍 일본인 문제에 대해 솔직히 인정, 사과하고 재발 방지 등을 약속했고 또 과거청산 등에서도 일본측 제안을 대폭 받아들인 것은 큰 변화”라면서도 “이런 변화가 끝까지 지속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TV아사히는 “북측의 납치 확인 등 성의는 평가할 수 있지만 피랍 일본인 8명이 사망했다는 데는 아무래도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총리가 북한을 단죄하지 않고 평양선언에 서명했다”며 “북한에 대한 국민의 불신감은 오히려 더욱 높아져 북-일 국교정상화 협상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신문과 방송들은 북-일 정상회담 소식을 하루종일 특집으로 다루거나 지면의 상당부분을 할애하면서 일본측 최대 현안인 일본인 납치의혹 관련 회담 결과 소식과 함께 일본 내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반응을 집중 보도했다.

그러나 오후 6시경 북-일 정상회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 및 배상,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문제 등 다른 현안에 대해서는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또 이들 방송은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국 정부의 반응과 함께 한국언론 등 외신 반응도 속보로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미사일 실험발사 연기 등 안전보장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 반면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간자키 다케노리 대표는 “국교정상화 재개에 합의한 것은 새로운 역사의 페이지를 연 것이지만 납치 피해자 문제가 있어 확실히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를 유보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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