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카타르 이동 이라크 '박살' 위협

  • 입력 2002년 9월 12일 12시 05분


중동의 걸프 지역과 중앙아시아 군사작전을 책임지고 있는 미국 중부사령부 본부 소속 핵심요원 약 600명이 오는 11월 카타르로 이동하는 가운데 미 행정부는 중부사령부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카타르로 영구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관리들이 11일 말했다.

이런 조치는 미국이 이라크 공격의 전초기지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군사기지 사용을 요청한데 대해 사우디측이 거부하자 카타르 군사시설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카타르 정부가 자국 군사기지를 미국이 사용하도록 허용할 경우 카타르를 박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이집트의 반관영지 알-곰후리야가 11일 보도했다.

닉 밸리스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매년 두차례 실시되는 `인터널 룩(Internal Look) 03' 훈련의 일환으로 지휘요원 일부가 카타르에 배치될 것"이라며 이동시기는 11월중, 훈련기간은 1주일, 파견인원은 약 600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밸리스 대변인은 지휘, 통제, 통신 활동을 위해 새로 고안된 조립식 건물 몇채로 이뤄진 이동본부도 카타르로 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 이동 문제를 논의했던 다른 군 관계자들은 훈련 기간이 1주일이지만 지휘요원들이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무기한 남아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중부사령부는 현재 쿠웨이트 캠프 도하에 육군 5000여명, 쿠웨이트에 공군 수천명, 바레인에 해군 수천명을 주둔시키고 있다.

한편 이집트 반관영지 알-곰후리야는 이라크 소식통을 인용, 후세인 대통령이 최근 바그다드에서 하미드빈 자셈 카타르 외무장관과 가진 면담 자리에서 "카타르가 미국의 대리인으로 행동하고 아랍권의 적이 되기를 바란다면 이라크로서는 절대로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카타르가 알-우데이드 군사기지를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사용하도록 허용할 경우 카타르를 부숴버릴 것이라고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셈 장관은 유엔 무기사찰단의 재입국을 허용하라는 미국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바그다드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