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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9월 11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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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가 대테러전쟁을 이라크로 확대하는 데 반대하는 사설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보수진영에서는 뉴욕타임스에 대해 그동안 “도대체 어느 나라의 신문인가”(빌 크리스톨 위클리 스탠더드 편집장)라며 비난해 왔다.
그러나 애국주의가 최고조에 이르기 직전인 이날 뉴욕타임스는 보다 강하게 제 목소리를 냈다.
이 신문은 ‘시민권에 대한 전쟁’이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우리가 두려울 때 시민권이란 추상적 존재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갖기 쉽지만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다른 국가들과 다른 점이며 우리가 전쟁을 할 때 지켜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9·11 이후 사람들을 무기한 구금하고 피구금인의 신원과 숫자의 공개도 거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테러관련 혐의를 받는 이민법 위반혐의자에 대해 추방재판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어 스스로 전쟁의 명분을 부정하고 있다는 것. 이 신문은 다른 사설 ‘억제 전략을 옹호하며’에서는 거듭 이라크전에 대한 반대를 피력하면서 적국에 대한 직접적인 침공보다는 적국의 침공을 억제하는 전략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는 뉴욕타임스는 저명한 소설가 수전 손탁의 기고문 ‘진정한 전투와 공허한 은유’를 실었다. 손탁씨는 “대테러전쟁은 암이나 빈곤, 마약과의 전쟁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은유적’ 전쟁에 불과하다”며 “그럼에도 미 행정부가 전쟁을 선포한 것은 미국의 힘을 무한정 사용하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령과의 전쟁이기 때문에 더욱 기념식이 필요하다”며 “단순하고 명확하게 뭉쳐야 한다는 필요성에 기념식이 이용되고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미국은 범죄자들과 공범들을 색출하기 위한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가짜 전쟁을 선언하지 않고 시민의 헌법적인 권리와 국제협정을 덜 침해하면서도 미국의 적들을 견제하고 추적할 수 있는 보다 좋은 길이 있다”고 끝을 맺었다.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