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정상회의]“빈곤의 바다위에 富國섬 떠있다”

  • 입력 2002년 8월 27일 18시 08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고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지구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주요 의제인 ‘빈곤퇴치를 위한 선진국의 원조’ 분야에서 합의에 접근하고 있다고 AP 등 외신들이 26일 보도했다.

그러나 다음달 4일 폐막식에서 채택될 ‘정상회의 선언문’의 문구를 둘러싸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치열한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합의사항에 대한 실천 시한을 못박자는 개도국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모든 분야에서 자발적 의사에 맡기자고 주장, 회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앞서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은 26일 개막연설에서 “다수의 가난한 사람의 바다 위에 소수의 부자들이 섬처럼 떠 있는 지구촌 사회는 지속될 수 없다”고 빈곤의 환경 위기 악화를 강조하면서 ‘범지구적 인종차별(Global Apartheid)’의 종식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26일 환경이슈와 선진국의 적극적 역할에 대해 활발한 의견을 개진했다.

○…유엔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0년까지 개도국들의 보건 예산을 지금의 2배인 600억달러로 늘리고 선진국들이 추가예산 300억달러 중 절반을 부담할 것을 촉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도국의 보건 예산이 600억달러가 되면 800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 가치는 6배 증가한다는 것.

○…세계은행은 선진국들이 자국 농민들에게 매일 10억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개도국의 빈곤을 악화시키는 농가보조금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매년 해외 원조금의 6배 규모에 달하는 3500억달러의 자국 농가 보조금을 지출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보고서에서 남부 아프리카 주민 1300만명이 기근에 직면해 있다면서 세계 각국에 식량과 재정지원을 호소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FAO의 5개월 전 집계보다 2개국이 늘어난 21개 아프리카 국가들이 식량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 위기에 직면한 열대지역 섬나라들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 비준을 미국 등 선진국들에 호소했다. 미국은 올초 교토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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