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범죄심리 드러난다"…美공항 표정보고 검문검색

  • 입력 2002년 8월 16일 18시 48분


손을 심하게 떨거나 상대방의 눈을 피하는 등 부자연스러운 행동이나 표정을 보이는 사람들은 앞으로 미국 공항에서 집중적인 검문검색을 당할 것 같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테러 예방차원에서 신입 요원들에게 공항 이용객들의 의심쩍은 거동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교과과정을 가르치고 있다며 15일 이같이 보도했다.

이달 초부터 매사추세츠주 경찰 200여명도 보스턴 로건공항에서 이 같은 방법으로 검문검색을 실시하는 현장 훈련에 돌입했다. 지난해 창설된 미 연방교통안전국(TSA)도 이에 적극 호응하고 있어 ‘보디 랭귀지 검문’은 곧 미국 전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순간적인 표정을 포착,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표정움직임코딩시스템(FACS)’을 개발한 심리학자 폴 에크먼 박사는 “0.2초 정도의 짧은 순간에 나타나는 표정을 통해 상대방의 심리 상태를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며 “감정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안면 근육을 뇌에서 통제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검문이 인권과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반대여론도 만만찮다. 프레데릭 로런스 보스턴 법대 교수는 “앞으로 이로 인해 사생활 침해 소송을 내는 일이 꼬리를 물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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